이산가족 생존자 86.2% '70세 이상'
정부는 지난 1월9일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2월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진행하자"고 선제적으로 제안했으나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고위급회담 북한 측 단장으로 나온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남북관계 진전 상황을 전제로 당장은 논의가 어렵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난 2016년 4월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탈북 사건 발생 이후 이산가족 상봉 재개의 조건으로 탈북 여성 종업원의 송환을 요구해온 터라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전환이 없는 상황에서 수용하기 어려웠을 거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산가족 상봉 재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문재인의 한반도정책'에서 "이산가족 문제는 어떠한 정치적 고려보다 우선하여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무엇보다 시간이 많지 않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의 이산가족 등록현황을 보면 지난달 31일까지 등록한 이산가족은 13만1531명이며 그중 생존자는 5만7920명으로 절반이 채 안 된다. 생존자 또한 70세 이상이 4만9969명으로 86.2%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이산가족 상봉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는 6·15남북공동선언 행사나 8·15 광복절, 추석 등을 계기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금강산 면회소 등의 시설을 활용한 상시 상봉, 영상편지 교환, 성묘방문 등 다양한 방식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 측 또한 올해 1월 이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특별사절단이 상호 방문하고, 관계 개선의 분위기 속에서 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는 만큼 이산가족 상봉 재개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거라는 관측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문제는 상황이 다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결론 내기가 어려울 거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금강산관광의 경우 2008년 7월 한국인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중단됐다. 개성공단의 경우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2016년 2월 가동이 중단되고 결국에는 폐쇄됐다.
더 큰 걸림돌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남북 합의만으로는 이 문제를 결정할 수 없는 구조라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 당시 개성공단에 들어간 자금이 북한 핵 개발에 이용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반박이 없지는 않았으나 북한의 거듭된 핵무력 고도화 도발과 이에 따른 국제사회 제재 수위 증가로 개성공단은 국제사회 대북제재의 직간접적 영향권에 들었다. 금강산관광 대금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자금으로 흘러간다는 의혹도 있었다.
정부 또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러한 여론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문제의 경우 기본적으로 북한 비핵화 문제가 우선적으로 진전돼야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오기도 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인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실성과 실현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한 점에 비춰볼 때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문제에 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거라는 전망이다.
jikim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