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북한 납치 피해자 언급할 듯…'납치문제' 담당 배석
정부, 日 외무상 현충원 참배 "예양 차원"…의도 주목
강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20분께부터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고노 외무상과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열었다. 양측은 1시간가량 회담을 이어가며 남북 정상회담 준비상황과 북한 비핵화 문제 등에 대한 상호 입장을 공유했다.
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향후 수개월은 동북아 지역 평화와 한반도 정세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북한 비핵화 달성에 중요한 전기가 될 남북·북미 정상회담 추진 중인 가운데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또한 "(한일 양국 간)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려움은 어려움대로 시간을 갖고 해결책을 모색하자"며 북한 문제를 중심으로 한 전략적 부분과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 과거사 부분은 분리해 대응하겠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이에 고노 외무상은 모두발언에서 "남북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추진하는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하고, 동북아 평화와 안정, 번영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한일 양국 간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고노 외무상의 이번 방한은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비핵화 문제에다가 북·일 간 주요 이슈까지 폭넓게 다뤄줄 것을 요청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번 방한단에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아시아대양주국장뿐만 아니라 북한과 납치문제를 협의하는 창구인 북동아시아과장까지 포함된 것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이들은 모두 외교장관회담에 배석했다.
앞서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이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고, 이 흐름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 움직임으로 이어지자 '패싱' 우려 속에서 일본인 북한 납치 피해자 문제를 다시 꺼내 들었다.
고노 외무상을 중심으로 한 일본 측은 이날 회담에서 이와 같은 일본 정부의 입장을 표명하고, 남북 정상회담 계기에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피해자 문제도 언급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 2015년 12월 '합의'의 변경 없는 이행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피해자 중심' 원칙에서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회담에서도 양측은 상호 입장만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노 외무상은 회담을 마친 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오후에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다. 이어 강 장관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 후 곧바로 출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 외무상이 현충원을 참배하는 것과 관련해 정부는 "정부와 국민에 대한 예양 차원이며, 과거 마쯔무라 외무상이 2004년 방한 계기에 참배한 것을 비롯한 전례가 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재팬 패싱' 우려를 불식하고 대북압박 공조와 일본인 북한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 등의 현안을 관철하기 위한 유화적 제스처라는 것이다.
지난 2004년 마쯔무라 외무상이 현충원을 참배했을 당시 그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주도한 인물이라는 점을 들어 일본 측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현충원 참배가 다를 바 없다는 의미를 보여주려고 의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었다. 고노 외무상의 전임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의 경우 2015년 3월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방한했을 당시 현충원 참배를 계획했다가 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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