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경제철학 '사람중심 경제'도 설명
APEC 참석 정상들과 만찬하며 첫날 마무리
【다낭(베트남)=뉴시스】 장윤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베트남 방문 첫 일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와의 대화에 참석하면서 본격적인 다자외교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다낭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인들을 만나 자유무역과 세계화 및 디지털경제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갖춘 나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자유무역의 힘이 컸다"면서 "이제 APEC 정신은 한층 더 강화되어야 한다. ABAC의 제안대로 아태 자유무역지대(FTAAP) 건설을 조속히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ABAC 위원들이 자유무역의 홍보 대사 역할을 해 줄 것도 당부했다.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는 APEC 회원국 정상들을 위한 공식 민간 자문기구로서 역내 기업인들의 의견을 정상들에게 전달하고 교류 기회를 확대하는 경제 외교 사절단 역할을 한다. 1996년 창설된 이래 매년 정상회의와 연계해 APEC 정상과의 대화 행사를 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아태 자유무역지대 건설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조하면서 "2016년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아태자유무역지대에 관한 리마선언'을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또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조속한 체결을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겠다. APEC의 성장과 역내 공동번영을 이루는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경제통합과 자유무역 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분야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도 중요하다. 자유무역의 혜택이 공평하게 나눠져야 한다"면서 "자유무역으로 발생하는 실직 노동자를 위한 직업교육과 재취업 지원활동도 강화해야 한다. 한국이 진행하고 있는 무역조정지원제도(TAA)가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 경제 철학인 '사람중심 경제'를 아태 기업인들에게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문 대통령은 "더욱 중요한 것은 성장의 방법과 방향이다. 지금 세계는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에 직면해있다. 한국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무역과 성장을 보다 포용적으로 만드는데 각국 정부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중심 경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중심 경제에 대해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통해 경제성장의 혜택을 모든 국민이 함께 누리도록 하는 것"이라며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가 모두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아태 기업인들과 '디지털 경제의 도전과제'에 대해 질의응답을 주고 받았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디지털 경제 구축 노력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은 디지털 경제의 핵심인 5G(5세대 최신 이동통신규격) 등 디지털 네트워크를 선도적으로 구축하고, 창업과 신산업 창출이 이어지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규제체계를 디지털 경제에 맞게 혁신 친화적으로 재설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신산업·신기술 육성을 위해 규제 법체계를 사전허용-사후규제방식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면서 "일정기간 동안 규제의 적용 없이 혁신 서비스나 제품을 출시해 테스트를 할 수 있게 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해 기존 규제가 아이디어와 기술혁신의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경제가 계층 간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도록 APEC 국가가 다 같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은 4차 산업혁명이 여성이나 노령층, 장애인의 일자리 기회를 확대시키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복지와의 연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태지역 기업인들과 대화를 마친 뒤 올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정상들과 갈라 만찬 및 문화공연 행사에 참석하며 베트남 첫날을 마무리한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 이틀째인 오는 11일 오전에는 쩐 다이 꽝 베트남 주석과 취임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날 오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취임 두번째이자 지난달 한중 관계 개선 합의 발표 이후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열며 양국 실질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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