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 영국 의원 70여명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내 영국을 국빈방문해줄 것을 요청한 것에 대해 철회를 요구하는 발의안에 서명했으며, 31일(현지시간) 오후 청원 서명자는 170만명에 달했다.
영국에서는 청원 서명자가 1만명이 넘으면 정부가 청원에 답변해야 하고, 10만명이 넘으면 의회에서 긴급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영국 의회는 오는 20일 이 문제를 의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발의안에서는 트럼프의 방문 격식을 여왕의 초청을 받는 국빈방문에서 총리의 상대 자격으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첫 무슬림 출신의 런던시장인 사디크 칸도 트럼프의 국빈초대를 취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칸 시장은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에 대해 "잔인하고, 편견적이며, 역효과를 낳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전통적으로 외국 왕족이나, 대통령, 총리 등을 국빈자격으로 초대지만, 국빈 초청을 연 2회로 제한하는 등 엄격한 기준에 따라 국빈을 초청하고 있다.
국빈방문은 영국의 오랜 전통에 따른 장엄하고 화려한 의전행사로 유명한데, 국빈은 영국 왕족들의 환영을 받으며 여왕과 함께 왕실 마차로 버킹엄궁으로 행진을 하고, 버킹엄궁 내에 체류하는 등 영국 왕실의 극진한 대접을 받는다. 미국의 경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국빈 초청을 받은 바 있다.
버킹엄궁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청원과 관련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메이 총리는 "양국은 상호 이익이 되는 많은 분야에서 협력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국을 국빈 방문해달라고 요청했고, 이러한 요청은 아직 유효하다"며 청원에 거부하는 입장을 확실시했다.
앞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2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와의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연내 트럼프의 영국 국빈방문을 요청했다고 밝혔고 트럼프가 이를 수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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