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뉴시스 인터뷰-①정치

기사등록 2017/01/15 10:24:28 최종수정 2017/01/31 10:45:18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수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1.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정리/윤다빈 기자 =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신년인터뷰를 통해 이번 대선은 부정부패와 반칙 등 적폐 청산을 이루려는 세력과 유지하는 세력간 대결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국가기관이 개입하는 부정선거만 없다면 반드시 3기 민주정부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경쟁자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당선되는 것은 정권교체가 아니라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연장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자신이 가장 준비가 잘 된 후보라고 역설했고, 민주당 대선주자들과 힘을 합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겠다고도 했다. 이번 인터뷰는 염영남 정치부국장과의 대담으로 1시간 가량 진행됐다. 다음은 문 전 대표의 정치 분야 인터뷰 전문.

 -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대세론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본인도 대세론으로 생각하나.

 "국민은 부정부패, 반칙, 특권을 청산할 수 있는 그런 정권, 그런 대통령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국민이 거기에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고, 정말 감사하고 더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 과거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약 40% 정도의 지지율을 보이며 독주해 대세론이라 평가됐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지지도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아 확장력에 대한 의문이 나오기도 한다.

 "당 내에 워낙 좋은 대선주자가 많아 지지를 독차지할 수가 없다. 제 개인 지지도가 앞서가고 있고, 올라가는 것에 대해서 국민에게 감사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당의 지지도가 오르고 있고 우리 당 전체 대선주자의 지지도 합계가 오르는 것이 정권교체의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당 대선주자들 지지도 합계가 50%에 육박하고 있다. 우리끼리만 제대로 힘을 모으면 정권교체를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 대선까지 지지율 1위를 유지하는 데 있어 예상되는 고비는.

 "저는 이미 검증이 다 끝난 사람이고, 충분히 준비돼 있기 때문에 저 자신에게 그런 난관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정한 대선이 치러지기만 하면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고 말씀드린다. 다만 지난번 대선 때처럼 공정선거를 방해하는 정보기관이나 국가기관의 개입 이런 것이 난관이 될 수는 있을텐데, 아마 그런 일이 이번에도 되풀이된다면 저뿐만 아니라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 지지율 1위 주자는 공격을 많이 받게 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도 문 전 대표를 향해 '벌써 대통령 다 된 것 같다'고 말하는데.

 "1등에 대한 견제다.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야말로 마음속으로 '문재인이 대통령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아닐까 싶다."

 - 당내에서도 문 전 대표에 대한 공격 강도가 심하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세 수위가 높다. 이래갖고 경선 이후 화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우려가 있다.

 "앞서가니까 집중적으로 공격받는 것은 당연하다. 또 박원순 시장이 그런 (공격 차원의)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내 대선주자들과 같이 경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정치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것이고 우리 당이 더 발전한 것이다. 저는 (경선 이후에도) 우리 당 대선주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정권을 교체하고, 함께 힘을 모아 국정을 운영하고, 민주당 정권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

 - 경선룰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결선투표제 도입을, 박 시장은 촛불경선을 주장하고 있다.

 "저는 경선룰은 이미 다 백지위임한 상태이고, 그뿐만 아니라 경선에 가급적 많은 국민이 참여하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당내 결선투표제의 경우 지난번 대선 때도 그런 제도가 없었는데, 다른 후보가 결선 투표를 요구하길래 그때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저는 오히려 그런 요구야말로 제가 대세 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다른 당에서는 대선에서도 결선투표제를 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본선 결선투표제도 현행 헌법으로 가능하냐, 아니면 개헌이 필요하냐는 논란이 있겠지만 국회가 현행 헌법하에서도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저는 대환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 문제는 호남이다. 역대 대선에서 호남 유권자는 진보계열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아직 문 전 대표에게 확실한 지지를 보이지는 않는 듯 하다.

 "호남은 우리 당의 뿌리다. 아까 말했듯 우리 당내 후보들이 워낙 다들 좋은 분들이어서 제가 다 지지를 차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서도 호남의 우리 당 지지도가 오르고 있고, 제 개인의 지지도도 오르고 있어 호남 민심에 감사하다. 결국은 호남에서도 우리 당을 정권교체의 주역으로 인정을 하고 있고, 저에 대해서도 그 가운데 대표선수라고 인정해주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제가 더 노력하겠다."

 - 총선 전에 호남이 지지를 철회하면 정계은퇴 한다고 했었다.

 "굉장히 여러번 질문을 받고 여러번 말씀을 드렸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정권교체에 있어 호남이야말로 야당의 본산이고, 우리 당의 뿌리다. 호남의 지지 없이 정권교체를 어떻게 해낼 것이며, 또 호남의 지지없이 어떻게 야권의 대표선수가 될 수 있겠나. 그런 마음에서 제가 호남의 지지를 받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 문 전 대표의 가장 큰 경쟁자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꼽힌다. 반 전 총장의 10년 유엔 사무총장 활동에 대한 평가와 함께 '정치인 반기문'을 평가한다면.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수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1.15. pak7130@newsis.com
"반기문 전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이 된 것은 우리나라의 자랑이다. 그분의 사무총장 10년의 활동에 대해서는 박한 평가를 하고 싶지 않다. 다만 저와 함께 같은 정부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한 사이여서 그런 (정치인으로서의) 평가를 하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분이 (대통령에 당선) 되는 것은 정권교체가 아니다. 이명박·박근혜 새누리당 정권의 연장이다. 그렇게만 말하겠다."

 - 국민의당과의 분당 시 야권 지지층에서는 왜 힘을 합치지 못하느냐는 지적이 많았다. 지금도 국민의당과의 연대나 통합, 안철수 전 대표와 후보단일화 요구도 나온다.

 "통합, 연대, 단일화 이건 다 상대가 있는 일이어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것은 아니다. 서로 마음이 통해야 하는데 아직 국민의당 쪽에서 그런 문제를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일단 저와 우리 당은 하여튼 마음을 열어두고 있다. 그렇게만 말씀을 드리겠다."

 -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도 손잡을 생각이 있나.

 "잘 모르겠다. 손학규 전 대표님은 지금 경계가 불분명해서 함께 정권교체를 바라시는 입장인지, 안 그러면 그와 반대되는 입장인지 그 자체를 제가 잘 모르겠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세력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고 원론적인 답을 드리겠다."

 - 참여정부에서 계승할 것도 있겠지만 버리고 가야할 것이나 후회되는 부분 등은 없나.

 "참여정부 때 민주주의의 기반을 닦았고, 사회 안전망을 갖췄고, 한반도의 평화가 정착돼서 민족 번영의 기반을 만들었다. 권위주의 청산, 지방분권, 국가 균형발전의 길도 열었다. 여성 지위 향상, 양성평등에서도 큰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계도 있고 좌절도 있고 제대로 다 못한 부분도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성찰하는 시간도 많이 가졌다. 특히 우리가 한계로 겸허하게 인정하는 부분은 양극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성공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앞으로 제3기 민주정부가 들어선다면 그때 이루지 못한 국민의 삶의 문제까지 해결하는 정부가 돼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은 수도 이전 공약으로 대선과정에서 이슈를 선점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그와 같은 대형 공약을 준비하고 있나

 "지금 촛불민심이 가장 바라는 것은 적폐 대청산,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가대개조 전체가 굉장한 과제다. 그에 대해서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 가장 큰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그것과 성격이 다르지만 제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공약한 바 있다. 청와대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옮기고 대통령 경호실도 경찰 산하의 대통령 경호국을 두겠다. 권위주의 경호에서 국민에게 다가가는 가까운 경호를 해서 국민 속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 안철수 전 대표는 이번 대선이 '문재인 대 안철수' 양자구도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문 전 대표는 이번 대선구도를 어떻게 예상하나

 "그것을 어떻게 알겠나. 지금 조기 대선이 다가왔는데도 도대체 여권의 후보가 누가 될지 알 수 없고, 당내에 마땅한 후보가 없어서 오랫동안 해외에 나가 있던 인사에게 기대를 걸고 있을 정도다. 그런 불투명한 상황이 박근혜 정권의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어쨌든 다음 대선 구도는 정권을 교체하려는 후보와 정권을 유지하려는 후보, 적폐를 청산하려는 후보와 유지하려는 후보간의 대결구도가 될 것이다."

 - 안 전 대표는 끝까지 출마할 것으로 보나. 안 전 대표가 반 전 총장과 단일화할 가능성은?

 "모르겠다. 국민의당에서도 과연 정권교체의 의지가 있는지 좀 의심스럽게 하는 발언도 한 번씩 하고 있어서(웃음) 잘 모르겠다."

 - 노무현 전 대통령도 여소야대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집권을 해도 여소야대는 불가피한데, 해소 방안은.

 "우리가 정권교체를 해내면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여당이고 그렇지 않은 정당은 다 야당이고, 이렇게 분류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정권교체에 함께 하고 적폐 청산에 함께 하는 정당들과 그렇지 않은 정당들로 세력이 나뉠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지금의 야권 정당은 결국은 정권교체도 함께 하고 적폐 청산도 함께하는 데 힘을 모으지 않겠나 생각한다. 따라서 정권교체에 힘을 모은다면 (정권에 참여하는 길이) 다 열려 있다고 본다."

 - '왜 문재인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가'를 말해달라.

 "촛불민심은 적폐 대청산, 그리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대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변화와 개혁이라는 것에 대해서 내가 가장 절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저는 과거에 민주화운동을 했고, 인권변호사 역할을 했고 정치에 들어온 지금까지 줄곧 일관되게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을 했다. 그래서 변화와 개혁의 적임자라는 말씀을 드린다. 두번째로 저는 검증이 끝난 사람이다. 오랜 기간 많은 공격을 받았고 뒷조사도 당하고 했지만 '털어도 털어도 먼지 안 나는 사람이다' 이런 평을 들었다. 깨끗하고 청렴하다는 부분은 저를 반대하는 사람도 다 인정하고 있다. 사외이사도 한 적 없고 참여정부 기간에는 변호사 개업도 하지 않았다. 더이상 검증 받을 일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부정부패 척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데 가장 적임자다. 세번째로는 가장 잘 준비된 후보다. 이번에는 특히 중요한 것이 인수위 기간이 없다. 사전에 정책에 대해 충분히 준비돼 있어야 하고, 인적 진용을 갖추는 부분도 마찬가지다. 그렇지 않으면 오랫동안 혼란을 겪게 될 것이고, 자칫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아예 5년 임기를 망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준비된 후보라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 끝으로 문재인이 바라는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인가.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정의라고 생각한다. 촛불 민심이 요구하는 것도 정의다. 정의가 정치·사회·경제 모든 분야에 다 관철돼야 한다. 정치 면에서는 진정한 민주공화국, 정말로 국민이 주권자로서 주인이 되는 그런 진정한 민주공화국이 돼야 한다. 사회적으로는 반칙과 특권이 없는 공정사회, 기회가 평등하고, 과정이 공정하고, 결과가 정의로운 사회가 돼야 한다. 경제 면에서는 제가 늘 주장하는 국민성장, 경제성장의 혜택이 대기업이나 부자에게만 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 국민의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그렇게 해서 내수가 살아나고 그것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다시 일자리와 소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fullempt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