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권력에 자주권 강탈당한 이사 스님들"
"종단의 슈퍼갑질"…총장 후보자 재선출 촉구
【서울=뉴시스】김예지 기자 = 동국대학교 총장 선거의 종단 개입 의혹과 총장 후보자 표절 논란 끝에 이사회가 결렬됐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회는 11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동국대 본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13명의 이사 중 4명 만이 참석해 성원 미달됐다.
동국대 이사장 정련스님(김정년)은 이날 "종단권력에 의해 자주권을 강탈당한 이사 스님들이 참석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12월11일 있었던 일은 명백히 총장 선출에 대한 외압이고 위협이자 보통의 상식을 뛰어넘는 부당한 권력행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종단이 학교 구성원과 대중들 앞에서 분명히 사과하고 참회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며 "총장 선임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넘지 못하고 이사회가 업무를 방기하면서 학생과 교직원, 대중들에게 무한 고통을 강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보광스님(한태식)은 본조사 결과 보고를 받고도 '교수의 표절 문제와 대학총장의 학교 경영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비판했다.
정련스님은 이날 6년 동안 이사장으로서 받은 급여 전액과 일금 5억원을 학교에 기부하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앞서 연구진실성위원회 박정극 위원장은 총장 후보자 보광스님의 표절 의혹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 위원장은 "조사결과 30편 모두 표절과 중복 게재 등 심각한 표절 행위로 판명 났다"며 "연구 윤리가 강화된 2007년을 기준으로 해서 그 이전의 것에 대해서는 당시 학회의 관행을 봐서 판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5차례에 걸쳐 접수된 표절 제보에 대해 지난 1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마치고 지난달 29일 법인에 징계 요청을 했다"며 "공정한 판정을 위해 위원회 구성은 국가기관의 추천을 받아 외부에서 3명, 본조사위에서 2명, 그리고 교내에서 1명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동국대 총학생회와 총동창회는 이날 이사회 전후로 기자회견을 열고 "종단의 선거 개입으로 공정성과 자주성이 훼손됐다"며 총장 후보자 선거 재실시를 촉구했다.
총동창회로 구성된 '동국대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는 "조계종 자승 스님을 비롯한 스님들의 총장 후보자 사퇴 압력은 '슈퍼 갑질'"이라며 "총장 후보자 한보광 스님은 논문 표절 의혹이 드러났으니 사퇴하고 최소한의 양심과 명예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학생회는 "사건의 주인공인 종단과 김희옥 총장은 침묵한 채 책임을 방기하고 있고, 이사회는 대학의 최고의사결정기구라는 역할이 부끄러울 정도로 공공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단독후보로 남게 된 보광스님은 본교의 위기와 대학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국대학교 이사인 일면스님은 지난해 12월11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직접적으로 총장 사퇴를 종용했다"며 "이사회의 모습은 단지 조계종의 하위 기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면스님 사퇴와 총장 선거 원천적 재실시, 이사회 구조 개편 등을 요구했다.
앞서 동국대는 지난해 12월11일 종단의 총장 선거 개입 의혹이 제기됐고, 지난 6일 총장 후보자 보광스님의 논문 18편이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는 표절과 중복게재 판정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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