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장한나, 이제는 지휘자다…열정의 '앱솔루트 클래식'

기사등록 2013/08/06 16:51:47 최종수정 2016/12/28 07:52:25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첼리스트 겸 지휘자 장한나가 6일 오후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3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 Ⅴ'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3.08.06.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특별한 노하우는 없어요. 2007년 연합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처음 지휘했을 때나 지금이나 딱 한 가지 믿는 것은 '진심은 통한다'는 거예요."

 첼리스트 장한나(31)는 6일 오후 '2013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Ⅴ' 기자회견에서 지휘자로서 승승장구하는 비결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장한나는 2007년 제1회 '성남국제청소년관현악축제'의 폐막 공연에서 한국과 중국, 독일의 청소년 등이 뭉친 오케스트라를 이끌면서 지휘자로 데뷔했다. 2009년부터는 해마다 성남아트센터 '앱솔루트 클래식'에서 젊은 음악도로 이뤄진 오케스트라를 지휘해오고 있다.  

 "음악에서는 진짜 진심이 통해요. '앱솔루트 클래식'이 한달뿐이지만 울면서 헤어지는 이유는 음악의 힘이에요. 음악은 모든 장벽을 허무는 것이 사실입니다."

 영혼의 대화, 마음과 마음이 만나면 허물지 못할 장벽이 없다는 이야기다. "제가 지휘자로 섰을 때의 진심,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 머릿속에 그리는 비전을 오케스트라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줄 때 단원들도 빠르게 진심으로 반응해요. 지휘자도 단원들도 음악가니까요."  

 올해로 5회째를 맞는 '2013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은 17일부터 31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2010년 피아니스트 조성진(19)과 기타리스트 장대건(39), 2011년 프랑스의 지휘자 로린 마젤(83), 2012년 장한나의 첼로 스승인 러시아 태생의 미국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65) 등이 함께하며 계속 성장해왔다.

 이번에도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100여명의 젊고 실력 있는 음악도가 장한나와 함께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영국, 독일, 미국 등에서 음악을 전공했거나 재학 중인 이들이다.

 '오케스트라(ORCHESTRA)'를 주제로 내걸었다. 슈만 교향곡 4번 등(17일), 말러 교향곡 1번 등(24일), 드보르작 교향곡 9번 등(31일) 오케스트라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곡들을 선보인다. 오케스트라 자체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에는 협연도 없앴다.

 "'앱솔루트 클래식'의 유일한 특징은, 어떤 기관이나 학교에 속한 행사도 아니고, 어떤 선생님의 축제도 아니고 순수하게 모여서 연습하고 최선을 다해 가장 좋은 연주를 하고 헤어진다는 점이에요. 동기도 음악, 목표도 음악이죠. 그렇지 않으면 힘들어요. 왜? 너무 치열하게 연습하니까요. 호호호."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첼리스트 겸 지휘자 장한나가 6일 오후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3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 Ⅴ'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3.08.06.  photo1006@newsis.com
 젊은 학생들이 왜 음악가가 되려고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기회이기도 하다. "순수한 음악을 위해서는 이런 페스티벌이 더 필요해요. 음악가들도 헝그리 정신이 있어야 좋은 연주가 가능하죠. 무엇인가를 향한 아름다운 열정을 우리도, 청중도 느꼈으면 해요. 왜 음악이 우리에게 필요하고 중요한지 말이죠."

 그러면서 베토벤 5번과 7번을 예로 들었다. "베토벤은 청각을 잃어버린 작곡가죠. 상식적으로 음악가 중 소리를 못 듣는 사람이 어디 있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베토벤이 그랬어요. 그 분이 들은 것은 천상의 소리죠. 불가능을 가능케 한, 더 나아가 승리한 분이에요. 베토벤 5번을 듣는 40분 동안 느끼는 것이 우리 인생에 꼭 필요한 에너지의 근원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앱솔루트 클래식'이 "있는 것은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매해 새 연주자를 발탁해서 신선한 감동으로 새롭게 태어났으면 한다"고 바랐다.

 장하나는 이와 함께 또 다른 도약을 준비 중이다. 카타르 왕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카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내정된 그녀는 9월 취임을 앞두고 있다. 창단 5년이 된 이 오케스트라의 세 번째 상임지휘자다. 지난해 6월 객원지휘자로 이 단체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왕실에서 카타르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를 만들기 위해 세계 10대 도시에서 오디션을 했고, 106명의 단원들을 뽑았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정체성을 키워야죠."

 마이스키도 내년 1월 이 단체와 협연한다. "마이스키 선생님 외에 피아니스트들이 풍년이에요. 70대 거장 반열부터 20대 신예까지 많이들 와요. 좋은 솔리스트가 오는 것이 오케스트라 성장에 도움이 돼요. 작년 '앱솔루트 클래식'에도 마이스키 선생님이 와서 너무 좋았죠. 학생들이 거장의 소리를 가까이서 듣고 어울리는 소리를 만들어야 하니까 도움이 됐죠. 그런 좋은 밸런스가 필요한 것 같아요."  

 장한나는 2008년 비발디 이후 새 음반을 내놓고 있지 않다. "지금은 레코딩을 할 시간이 없어요. 녹음에는 굉장한 책임감이 느껴지거든요. 죽어도 남는 것이잖아요. 카타르필에도 녹음 제안이 많아요. 어느 회사는 20번씩 내자고 그래요. 그런데 음악감독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천천히 계획을 해야 해요. 베토벤 교향곡 녹음은 대단한 오케스트라가 많이 남겼잖아요. 지금 음반 제안은 카타르필에게 공정한 제의가 아니죠. 첼로든, 오케스트라든 녹음 작업은 신중하게 결정하려 해요."

 빌헬름 푸르트뱅글러,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레너드 번스타인, 귀도 칸델리 등 지휘자로서 존경하는 이들이다. "특히 칸델리는 (우리나이로) 38세 어린 나이에 사망했지만, 젊은 나이에도 정말 놀라웠어요. 음악은 몸이 아닌 영혼으로 하는 것을 입증한 분이죠. 롤모델이 많아요."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첼리스트 겸 지휘자 장한나가 6일 오후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3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 Ⅴ'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8.06.  photo1006@newsis.com
 세 살 때 피아노를 배우다 여섯 살 때 첼로로 전향한 이후 세계적인 첼리스트가 된 장한나는 앞으로 지휘자로서 삶에 비중을 싣고 싶다. "마치 우주로 나가서, 새로운 행성을 발견해나가는 것 같아요. 음표 개수로만 따지면 은하계보다 많은 것 같아요.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는 작업(첼로 연주)에서 망원경으로 작업(지휘자)을 해나가는 느낌이에요."

 ◇장한나는?

 1994년 11세의 나이로 제5회 로스트로포비치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장인 로스트로포비치를 비롯해 10명의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과 현대음악상을 모두 수상하며 음악적 재능을 세계에 알렸다.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뮌헨 필하모닉,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 런던 심포니, 시카고 심포니 등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와 수차례 협연했다.

 EMI 클래식에서 발매한 앨범으로 영국의 그라모폰, 독일의 에코상, 프랑스의 칸 클래시컬 상, 벨기에의 세실리아 음반 상 등을 받았다.

 2009년 앱솔루트 클래식 페스티벌을 설립,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9월 카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며, 노르웨이 트론드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 지휘자 역시 맡게 된다. 내년에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쾰른 서부독일 방송 교향악단 등과 지휘 데뷔 일정이 있다.

 realpaper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