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끝 36년만에 전남 첫 의대…첫 건의서 확정까지

기사등록 2026/11/04 11:55:06 최종수정 2026/11/04 12:04:50

1990년 첫 건의, 36년 만에 전남권 첫 의대…순천대 60명 확정

유치전서 통합 합의→다시 단독 심사…1.3점 차로 순천대 추천

2030년 첫 입학…목포·서부권 대학병원급 의료 대책은 과제로


[전남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목포대가 옛 문교부에 의과대학 정원을 최초 요청한 지 36년 만에 옛 전남에 첫 국립 의대가 들어선다. 동·서부권 유치전은 두 대학의 통합 합의로 한때 돌파구를 찾았으나, 의대와 대학본부 위치를 둘러싼 이견에 막혀 다시 '단독심사'로 선회하는 진통 끝에 순천대가 신설 의대로 최종 확정, 발표됐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4일 국립 순천대와 경북 국립경국대를 의대 신설 대학으로 선정하고, 정원을 각각 60명과 40명씩 배정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2030~2031년 두 신설 의대에서 해마다 100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의료 취약지인 전남 서부권 필수의료 대책과 지역 갈등 해소는 과제로 남게 됐다.

◆단일→공동→단독→통합→다시 단독, 오락가락속 순천으로

출발점은 1990년 5월. 목포대는 1991학년도 대학 정원조정 신청서를 내고, 의예과 신설을 공식 요청했다. 1994년 의대 신설 공모에도 뛰어들었다. 순천대는 1996년 의대·한의대 설립타당성 연구에 나섰고, 2012년 의대 설립추진위를 꾸렸다. 2018년에는 교육부가 목포대 의대 설립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으나, 정원 배정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오랜 시간이 흘러 두 대학은 2024년 1월 공동 단일의대 추진에 합의했다. 그해 3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전남 민생토론회에서 '지역이 대학을 정해주면, 의대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유치전이 본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전남도가 공모로 한 곳을 추천키로 방향을 틀자 목포는 섬과 농어촌이 많은 서부권의 의료 취약성을, 순천은 동부권 인구와 산업단지 의료 수요를 앞세워 유치 당위성을 강조했다.

'공동'에서 '단독'로 가던 유치전은 같은 해 11월 양 대학이 통합을 전제로 의대를 유치키로 합의하면서 다시 통합으로 변경됐다. 옛 전남도는 통합 의대안을 정부에 추천했고, 양 대학은 12월 말 통합 신청서까지 제출했으나,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면서 당초 개교 목표는 무산됐다.

통합 반대가 우세했던 순천대 여론도 올해 1월 재투표에서 찬성으로 돌아섰지만 의대와 대학본부 소재지는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고 통합특별시 인수위가 제시한 '목포 의대·순천 대학병원' 중재안도 순천대가 거부하면서 통합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전남=뉴시스] 맹대환 기자 =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이 30일 오후 광주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립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08.30. mdhnews@newsis.com

◆1.3점차로 순천대 추천…법정 공방 거쳐 확정

정부는 지난 8월 의대 접근성과 의료공급 부족 등 13개 지표를 바탕으로 전남과 경북을 신설 후보지로 정했으나, 목포대와 순천대는 이견차로 공동계획서를 내지 못했고, 이에 통합특별시는 고육지책으로 후보대학 추천 기회를 마련했고, 전남연구원 심사 결과 순천대가 89.15점, 목포대는 87.85점을 받아 순천대가 간발의 차로 우선권을 거머쥐었다.

시 정부는 같은달 30일, 1.3점 앞선 순천대를 의대 설립 대학으로 정부에 정식 추천했다.

이후 목포대는 순천대의 의대와 교육병원 부지 확보 여부와 심사 공정성을 문제 삼아 추천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내는 등 강력 반발했고 법원은 가처분은 각하했고, 본안 소송은 첫 변론을 마친 상태다.

정부는 시 정부의 소명과 외부 법률자문을 거쳐 "추천을 반려할 수준의 하자는 없다", "정원 배정 전에 교육시설 부지소유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명시적 규정도 없다"며 순천대 의대 설립에 힘을 실었다.

◆2030년 첫 입학 목표…서남권 500병상·로스쿨 협의

정부는 지자체와 대학, 전문가가 참여하는 설립 추진단을 꾸려 신설 계획을 구체화할 방침이고, 순천대는 2030년 첫 신입생 입학을 목표로 교육 시설과 교원, 수련 기반을 갖출 계획이다.

2032년 이후 추가 정원 배정은 2029년 의사 인력 수급 추계 때 대학 준비도와 의학교육 평가 인증 상황, 의료 여건 변화 등을 종합해 후속 논의키로 했다.

시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9월초 주문을 토대로 500병상 규모 병원과 목포대 로스쿨 설립을 담은 '서남권 발전계획'을 마련한 상태다. 병원은 목포대가 의대 부지로 제시한 곳에 새로 짓거나, 299병상인 목포시의료원을 500병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두고 정부와 협의 중이다.

시 정부 관계자는 "정부의 신설 의대 최종 선정을 환영하며, 순천대 정원 60명 확정과 함께 전남광주 의료 체계 재정립의 첫발을 내딛었다"며 "서남권에는 대학병원급 인프라 확충 등 대전환 계획을 조만간 발표해 어디서나 제때 치료받는 지역 완결형 의료 체계를 차질 없이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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