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세미콘, 반도체 호황기에도 상장 후 첫 분기 적자 …'내부 승진' 나준호號, 구원투수될까

기사등록 2026/11/04 11:31:43

DDI 부진에 3분기 영업손실 155억원

상장 후 첫 분기 적자…누적 영업익 67.8%↓

삼성 출신 대표 대신 내부 인사로 수장 교체

차량용 MCU·방열기판 신사업 육성 과제

[서울=뉴시스]LX세미콘 회사 전경. (사진=LX세미콘 제공) 2025.05.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국내 최대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LX세미콘이 상장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에 편중된 사업 구조와 전방 산업 침체, 대만 경쟁사의 시장 진입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실적 악화 직후 20년 이상 내부에서 경험을 쌓은 나준호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등 신사업을 통해 기존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실적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DDI 부진에 상장 후 첫 분기 적자…수익성 악화
4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360억2000만원, 영업손실 155억64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111억7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70억3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8% 감소했다.

반도체 업계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심으로 초호황을 누리는 상황 속에서도, LX세미콘은 2010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적자에 빠진 것이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DDI에 집중된 사업 구조가 꼽힌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DDI 의존도가 높아 디스플레이 업황과 고객사 전략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구조다.

TV·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둔화와 완제품 제조사의 부품 단가 인하 압박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대만 노바텍의 모바일용 DDI 시장 진입으로 경쟁도 심화했다.

여기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 비용 부담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회복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 나준호 LX세미콘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LX세미콘 제공) 2026.11.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 출신 대표 3년 만에 교체…내부 전문가 전면에
LX세미콘은 실적 부진이 가시화하자 대표이사 교체를 통해 경영진 재정비에 나섰다.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나준호 전략마케팅부문장(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2023년 11월 삼성전자 출신 이윤태 사장을 영입한 지 약 3년 만에 외부 출신 경영진 체제에서 내부 인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1968년생인 나 신임 대표는 LG반도체를 거쳐 2001년 LX세미콘에 합류했다.

이후 드라이버IC 개발실장과 대형디스플레이 개발그룹장, TV·IT사업부장 등을 역임하며 반도체 개발과 사업 운영 경험을 쌓았다.

2024년부터는 전략마케팅부문장을 맡아 기존 DDI 사업은 물론 신사업의 영업·마케팅과 공급망 관리(SCM) 등을 총괄했다.

기술 개발부터 사업 전략까지 두루 경험한 내부 전문가라는 점에서 위기 대응과 사업 체질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기존 대표보다 8살 젊은 50대 인사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도 조직 쇄신과 세대교체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시스] LX세미콘 국문CI. (사진=LX세미콘) 2022.11.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차량용 MCU·방열기판…신사업 수익성 확보가 관건
나 신임 대표 앞에 놓인 최대 과제는 DDI 의존도를 낮추고 신사업을 실질적인 성장 축으로 키우는 것이다.

LX세미콘은 차량용 반도체와 방열기판 등을 차세대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은 현대자동차·기아에 공급을 시작하며 사업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방열기판 사업도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전력반도체와 전장부품, 재생에너지 설비 등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는 부품으로, 고성능·고전력 반도체 시장 확대와 함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신사업이 기존 DDI 사업의 실적 부진을 상쇄할 정도로 성장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시장 진입에 따른 투자 부담과 양산 확대, 수익성 확보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LX세미콘의 경영 정상화는 나준호 신임 대표의 신사업 추진 역량에 달렸다는 시각이 나온다"며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차량용 반도체와 방열기판의 매출 기반을 얼마나 빠르게 확대하느냐가 향후 실적 반등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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