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중간선거와 유사 상황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후반기를 좌우할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하원 다수당 탈환이 사실상 확실시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중반에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와 유사한 국면이다.
민주당은 의회 승인 없는 대(對)이란 전쟁 등 트럼프 행정부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한 전방위 조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 검토에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초당적 선거 분석 업체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3일(현지 시간) 현재 하원 총 435석 중 민주당 확보 의석을 222석, 공화당 확보 의석을 195석으로 보고 18석을 접전 의석으로 분류했다.
단독 과반 기준선은 218석이므로, 공화당이 접전지에서 전승하더라도 민주당이 다수당이라는 것이다. 디시전데스크본부(DDHQ)는 더 나아가 민주당 241석 공화당 194석 전망을 내놨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중간선거와 유사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2018년 선거 때 하원에서 40여석을 추가 확보하면서 235석을 확보했다. 공화당은 199석으로 내려앉았다.
당시 민주당은 압도적 과반을 바탕으로 트럼프 행정부를 전방위 압박했다. 러시아 대선개입 특검 수사 개입 의혹, 트럼프 일가 부패·탈세 의혹, 멕시코 국경 장벽 논란 등을 조사했다.
하원은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두 차례 탄핵했다.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관련 수사를 요구했다는 의혹으로 2019년 7월, 대선 패배에 불복한 1·6 의사당 폭동을 배후 선동했다는 의혹으로 2021년 1월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 다만 공화당 다수 상원을 넘지는 못했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할 경우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먼저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 인사들의 부패 의혹을 정면으로 겨냥할 전망이다.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수하스 수브라마냠 민주당 하원의원(버지니아)은 BBC에 "우리는 세금이 현명하게 쓰이고 있는지, 부패 때문에 도난당하거나 누군가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본 유착 의혹,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각종 해외 사업, 카타르의 대통령전용기 기증 내막, 트럼프 일가 연계 기업의 방산 계약 수주 등이 조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9개월째에 접어든 대이란 전쟁도 필수 대상으로 꼽힌다.
미군 사상자 규모, 무기 부족 문제, 전쟁 비용 논란, 중동 미군 전투준비태세 미흡 등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4월에도 헤그세스 장관이 이란 전쟁에서 중대 범죄를 저질렀다며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바 있다.
아울러 미군이 마약 유입 차단 명분으로 지속해온 카리브해·태평양 선박 공격 작전 '서던 스피어'도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징인 반(反)이민 정책도 의회 심판대에 오를 전망이다. 하원 감독위원장 취임이 유력한 로버트 가르시아 감독위 민주당 간사(캘리포니아)는 이민 단속 문제 조사를 예고한 상태다.
ABC에 따르면 지난 9월24일 기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연방 이민 단속 요원이 최소 21명에게 총격을 가해 이 중 8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에 다시 나설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탄핵소추가 최종 가결 요건인 상원 3분의 2 찬성이 현재로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괜히 불필요한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최초의 하원의장 선출이 유력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뉴욕)는 지난 9월15일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당 지도부와 함께 기권표를 행사했다.
탄핵에 완전히 선을 그은 것은 아니지만, 경제난 심판이라는 중간선거 전선이 정치적 책임 공방으로 변질되고 보수 결집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하원에서 참패하더라도 법률안 거부권을 활용해 의회와 전면전을 벌이겠다고 예고한 만큼, 향후 정국에 따라 탄핵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을 가능성도 있다.
또 미국민주사회주의자(DSA) 소속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뉴욕) 등 당내 강경 진보파는 즉각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사유는 의회 승인 없이 대이란 전쟁을 벌였다는 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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