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학력·부모까지 싹 다 가짜'…완벽했던 아내의 실체

기사등록 2026/11/09 00:00:00
[서울=뉴시스]상견례와 결혼식에 참석했던 아내의 친언니와 부모 역시 돈을 주고 고용한 대행 알바생이었다.   채널A '탐정들의 영업비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이름과 나이, 학력은 물론 부모와 직장까지 모든 신상을 속인 채 결혼 생활을 이어오다 돈을 챙겨 도주한 아내의 실체가 밝혀졌다.

채널A '탐정들의 영업비밀' 방송 내용에 따르면, 의뢰인 A씨는 단 한 번의 흐트러짐 없이 완벽한 아내 역할을 해주던 B씨와 결혼해 슬하에 백일 된 딸을 두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왔다. 하지만 어느 날 저녁 아내는 어린 딸만 집에 홀로 남겨둔 채 "혼자 있고 싶다"는 메모 한 장을 남기고 자취를 감췄다.

경찰에 실종 신고를 접수했으나 B씨는 경찰과의 통화에서 "그냥 바람 쐬러 나왔다"며 남편과의 대화를 거부했다. A씨가 간신히 통화에 성공해 "무슨 문제인지 말을 해야 해결을 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B씨는 "대화로 될 문제면 좋겠다"는 알 수 없는 말만 남긴 채 연락을 끊었다. 결국 A씨는 탐정에게 아내의 행방을 찾아달라고 의뢰했다.

탐정단의 조사 결과 B씨가 다닌다던 은행 직원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실제 해당 은행 직원은 "B씨는 직장 동료가 아니라 대출 원금과 이자도 제대로 못 갚아 추가 대출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하던 고객이었다"며 "과거 1500만원만 더 받게 해달라고 떼를 쓰기도 했다"고 전했다.

상견례와 결혼식에 참석했던 B씨의 친언니와 부모 역시 돈을 주고 고용한 대행 알바생이었다. 대행 알바를 했던 한 여성은 "역할 대행 업체에서 소개받아 상견례와 결혼식 때만 친언니 대행으로 나갔다"며 "부모님으로 나온 분들도 같은 업체에서 알바로 나온 사람들"이라고 털어놨다.

B씨의 전 약혼남도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전 약혼남은 "과거 나랑 만날 때는 외국계 항공사 승무원에 프랜차이즈 집안 외동딸이라고 속였다"며 "혼인신고를 자꾸 미루길래 이상하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유명한 가짜 대학생이었다"고 밝혔다. 명품을 걸치고 유학생 행세를 하며 캠퍼스를 거닐다 고등학교 동창에게 들통나 파혼당했다는 설명이다.

결혼 생활 내내 쌓인 혼수와 재산도 모두 사기였다. 장인에게 물려받았다는 혼수는 전액 렌탈 제품이었고, A씨의 명의로 해둔 아파트와 재산은 담보 대출을 받거나 급매로 내놓은 뒤였다. 심지어 아내 앞으로 1억5000만원 상당의 압류 고지서까지 날아왔다.

A씨가 "은행 대출 1억5000만원은 뭐고 직장이며 학력, 가족까지 다 가짜라는데 대체 뭐 하던 사람이냐"고 따져 묻자 B씨는 "가짜면 오빠 다음 계획이 뭔데"라는 적반하장 태도를 보인 뒤 도주했다.

부산의 한 은신처에서 중고 거래를 시도하려다 탐정단과 A씨에게 덜미가 잡힌 B씨는 당당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B씨는 "내 실체를 알면 오빠가 날 만났겠냐"며 "오빠랑 수준 맞추려고 대출까지 받으면서 결혼한 게 얼마나 힘든 건 줄 아느냐"고 소리쳤다.

이어 B씨는 "부모 잘 만나 하고 싶은 대로 산 주제에 혼자 행복해하는 그 모습이 꼴도 보기 싫었다"며 "왜 나만 불행해야 하냐, 오빠도 나처럼 불행해져 봐라"고 분풀이를 했다. A씨가 절박하게 "지안이는 내 딸이 맞냐"고 묻자 B씨는 "내가 딸까지 속였을까 봐"라며 유일하게 아이의 친자 관계만은 사실임을 인정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딸이 친자임을 확인한 A씨는 긴 이혼 소송에 돌입했다. A씨는 B씨가 또 다른 맞선 자리에 나와 자신을 의사나 변호사 등으로 속이며 신분 세탁을 시도하는 현장을 직접 찾아가 판결문을 제시하며 추가 피해를 막고 있다.

A씨는 B씨에게 "네 거짓말이 나중에 딸아이한테 털끝만큼이라도 피해를 주면 내 전부를 걸고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하며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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