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운반·행거라인 시스템에 RFID 검수
컴퓨터 미싱 도입…품질·효율 동시 강화
다른 작업대에서는 작업자가 반원 모양의 원단을 기계 위에 올려놓고 버튼을 눌렀다. 바늘이 미리 입력된 경로를 따라 움직이며 순식간에 박음질을 마쳤다. 손으로 원단을 돌려가며 곡선을 박음질할 필요 없이 기계가 일정한 간격으로 봉제를 마치는 모습이었다.
지난 29일 찾은 한세실업의 베트남 TG법인 공장 풍경이다. 호찌민에서 차로 약 1시간30분 떨어진 이곳에서는 전 세계 바이어에 공급하는 의류를 생산하고 있었다.
2010년 설립된 TG법인은 약 11만평 부지에 11개 생산동 등을 갖춘 한세실업의 베트남 최대 생산거점이다. 연간 약 4000만장의 의류를 생산하며, 공장별로 품목과 바이어의 요구에 맞춘 생산라인을 운영한다.
7공장은 작업복 특성상 무겁고 두꺼운 원단을 다룬다. 이에 한세실업은 운반과 봉제 과정에 자동화를 집중시켰다.
무거운 원단은 리프트 장비로 들어 올리고, 재단된 원단은 무인운반차(AGV)가 작업장으로 운반한다. AGV는 적재 트롤리를 포함해 최대 600㎏까지 실어 나를 수 있다. 행거 시스템은 봉제 작업대를 연결해 의류를 다음 공정으로 자동 이동시킨다.
노재민 한세실업 베트남 TG법인 린팀 팀장은 의류 운반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작업자가 봉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생산라인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작업자들의 불필요한 이동을 최소화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두꺼운 원단을 다루는 7공장에서는 열과 압력으로 원단의 수축을 미리 잡는 방축기도 활용하고 있었다.
자동화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실제 특정 봉제 공정에 컴퓨터 미싱을 적용하면서 시간당 생산량이 기존 34장에서 61장으로 늘었다. 해당 작업에 필요한 표준시간도 1.76분에서 0.97분으로 약 45% 줄었다.
한세실업은 로봇의 운행 방식도 현장에 맞춰 바꾸고 있다. 7공장에서는 바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이동하는 무인운반차를 사용한다. 다른 공장에는 별도의 유도선 없이 주행하는 차세대 장비도 도입했다.
한세실업이 자체 개발한 통합 생산관리 시스템 '햄스(HAMS)' 덕분이다. 창고 관리부터 원단 검사, 재단, 봉제, 품질과 설비 관리까지 각 공정의 정보를 연결한다.
작업자가 휴대용 단말기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생산량이 시스템에 반영된다. 관리자는 어느 라인에서 작업이 지연되거나 불량이 발생하는지 확인하고 인력 배치를 조정할 수 있다.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별도 연구조직도 운영 중이다. TG법인의 R&D센터에는 공정별 표준 작업시간을 분석하는 표준화팀과 자동화 장비의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자동화팀, 작업자 교육팀 등이 있다. 성과가 확인된 작업 방식은 다른 공장에도 공유한다.
1공장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일본 바이어에 납품하는 의류를 생산하는 이곳에서는 자동화만큼이나 검사 과정에 공을 들이고 있었다. 원단 검사기에서는 원단이 천천히 움직였고, 작업자 2명은 원단 표면을 꼼꼼히 살폈다.
일본 바이어가 요구하는 불량률 기준은 0.01%다. 원단을 재단하기 전에는 약 48시간 동안 '레스팅(Resting)' 과정을 거쳐 원단의 수축과 변형을 최소화한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야 다음 공정에 투입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원단 검사 단계에서는 검단기를 통해 원단의 불량 여부를 확인한다. 봉제라인에 투입하기 전 재단된 원단을 전수 검사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다른 공장보다 24~30명의 검사원을 추가 배치하고 있다.
봉제를 마친 제품도 여러 차례 검품을 거친다. 오염이나 박음질 불량 등을 확인하고, 다림질 이후에도 추가 검사를 진행한다. 이후 금속 검침기를 통과시켜 부러진 바늘 조각 등 이물질이 남아 있는지 확인한다.
이어 습기로 인한 곰팡이를 예방하기 위해 제습실을 거치고, 포장 후에도 다시 검침한다. 이곳에는 일반적인 고온 제습실과 별도로 일본 바이어의 요구에 맞춘 저온 제습실도 마련돼 있다.
이 장비는 한세실업이 현장에 맞게 자체 개발했다. 노 팀장은 바이어마다 포장 방식과 RFID 태그가 달라 각각에 맞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세실업은 해당 시스템을 중미 생산법인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자동화 확대에는 베트남의 인건비 상승과 제조업 인력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세실업은 자동화 설비를 통해 인력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생산성과 품질을 높여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진섭 한세실업 베트남 총괄법인장은 "인력난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화 전환을 확대하고, 인력 운영의 효율성과 생산 기술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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