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지 美 진출 가속…3CE 동남아 시장 확대 성과
"韓 스킨케어 30% 성장"…코스맥스와는 기술 협력
K뷰티 열풍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기업이 한국 브랜드를 직접 육성하는 것은 물론 제품 개발에도 한국 화장품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로레알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진행된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K뷰티 열풍은 실제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며 한국 화장품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이에로니무스 CEO는 한국 스킨케어 브랜드들이 평균 약 3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추정하면서도 글로벌 스킨케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전체를 합쳐 3~4%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스킨케어 브랜드에 대해 "혁신적이고 합리적인 가격대를 갖췄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레알은 이러한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이에로니무스 CEO는 K뷰티 열풍을 고려해 해외 진출 속도를 높이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K뷰티는 속도전이기 때문에 모든 관계자에게 속도를 높이라고 요청했다"며 "서구권에서도 이러한 K뷰티 열풍을 활용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과제이며, 이는 닥터지의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현재 닥터지는 중국 시장에 재출시되고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한 상태다. 미국에서는 틱톡샵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으며, 향후 오프라인 유통망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로레알이 앞서 인수한 한국 색조 브랜드 '3CE' 역시 해외 사업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로레알은 2018년 3CE를 운영하는 스타일난다를 인수하며 한국 화장품 시장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했다. 이후 2024년 닥터지를 운영하는 고운세상코스메틱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스킨케어 분야까지 한국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3CE는 현재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로레알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3CE의 현지 사업 확대가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신흥시장의 색조 화장품 성장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에로니무스 CEO는 "K뷰티 인기에는 한국 브랜드뿐 아니라 한국 브랜드와 로레알 브랜드 등에 제품을 공급하는 한국 제조사들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화장품에서 출발한 쿠션 제품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과거 서구권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쿠션 화장품이 최근 미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지 제조 파트너와 협업한 입생로랑(YSL) 쿠션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로레알은 지난달 코스맥스와 차세대 화장품 및 혁신 원료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로레알의 글로벌 소비자 분석 역량과 코스맥스의 연구개발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화장품 원료와 유효 성분을 발굴하고, 한국 뷰티 트렌드에서 착안한 제형과 제품 개발에도 나서기로 했다.
코스맥스는 2004년부터 로레알에 제품을 공급해 왔다. 이번 협약을 통해 기존 제품 공급 중심의 협력 관계를 공동 연구개발 분야로 한층 확대하게 됐다.
로레알이 한국 브랜드의 글로벌 유통망 확대와 제조 기술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K뷰티가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글로벌 기업이 한국 화장품의 혁신성과 성장 잠재력을 활용해 직접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국내 브랜드에는 해외 진출 기회가 확대되는 동시에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뷰티가 독자적인 브랜드의 해외 수출을 넘어 글로벌 화장품 기업의 브랜드 운영과 제품 개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는 단계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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