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 아시아 첫 현대미술 보존 워크숍 정례 추진…6개국 전문가 참여

기사등록 2026/10/26 09:02:04 최종수정 2026/10/26 09:20:24

세계적 회화 보존가 케이트 시모어 초청

캔버스 손상 최소화하는 '미스트라이닝' 실습

리움 현대미술 보존워크숍. 사진=리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오래된 그림의 캔버스가 약해지면 어떻게 보존해야 할까. 작품에 가해지는 열과 압력을 최소화하면서 손상된 캔버스를 보강하는 전문 보존기술을 배우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6개국 회화 보존가들이 서울에 모였다.

리움미술관은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2026 리움 현대미술 보존워크숍'을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워크숍에는 한국과 홍콩, 일본, 대만, 필리핀, 호주 등 6개국에서 선발된 회화 보존가 15명이 참가했다. 일본 국립아트리서치센터(NCAR)와 협력해 마련한 행사다.

교육을 맡은 인물은 국제박물관협의회 보존위원회(ICOM-CC) 전 의장인 회화 보존가 케이트 시모어다. 25년 이상 회화 보존 분야에서 활동한 전문가로, 유럽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보존 교육을 진행해 왔다.

이번 교육의 핵심은 '미스트라이닝(Mist-Lining)' 기법이다.

미스트라이닝은 약해진 캔버스 뒷면에 보강용 천을 덧대는 보존처리 방식이다. 접착제를 안개처럼 미세하게 분사한 뒤 낮은 압력으로 두 천을 밀착시킨다. 열과 수분 사용을 최소화해 작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 특징이다.

참가자들은 21일부터 사흘간 접착제 준비와 분사, 저압 밀폐 시스템 구성, 캔버스 보강 등 보존처리 과정을 직접 실습했다.

홍콩 M+의 회화 보존가 웬팅 첸은 "리움과 M+는 현대미술 보존이라는 공통의 과제를 바탕으로 꾸준히 교류해 왔다"며 "평소 배우고 싶었던 미스트라이닝 기법을 직접 익히고 보존가들과 경험을 나눌 수 있는 뜻깊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24일에는 작가와 학생, 일반 관객을 위한 대중강연 '리움 컨서베이션 토크'도 열렸다. 1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케이트 시모어가 고전 회화부터 현대미술까지 다양한 재료와 제작기법, 장기 보존에 필요한 사항을 소개했다.

리움미술관의 보존 연구는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문화재단은 당시 이건희 선대회장의 제안으로 호암미술관에 국내 사립미술관 최초의 보존과학실을 설치했다.

이 선대회장은 "미술관은 설립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특히 후손들에게 잘 넘겨주기 위해서는 보존이 중요하다"며 미술품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리움·호암미술관 보존연구실은 37년간 보존 연구와 국제 교류를 이어왔다.

리움미술관은 이번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현대미술 보존의 주요 현안과 신기술을 다루는 전문가 워크숍을 매년 개최할 계획이다.

유난이 리움미술관 보존연구원은 "현대미술 보존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분야인 만큼 새로운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는 국제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아시아 지역 보존가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형성할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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