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80원서 1320원대 수직 낙하
환노출 -6.5% vs 환헤지 +3.0% 희비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원·달러 환율이 불과 석 달 만에 1480원대 고점에서 1320원대 중반까지 150원 넘게 급락(원화 강세)하면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수익률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급격한 환율 하락이 부른 환차손 여부에 따라 실제 계좌 성적표가 정반대로 나타난 것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대표적 환노출형 상품인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미국S&P500' ETF(상장지수펀드)의 수익률은 -6.53%로 집계됐다.
반면 동일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추종하면서 환율 변동 위험을 방어한 환헤지형 'TIGER 미국S&P500(H)'은 같은 기간 3.02%의 플러스 수익을 냈다.
최근 3개월간 미국 S&P500 현물 지수 자체는 3% 안팎 상승세를 보였지만, 환노출형 상품은 10% 가까운 환율 급락에 따른 환차손이 주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갉아먹었다. 기초자산은 같지만 환헤지 여부에 따라 두 상품의 수익률 격차가 무려 9.55%포인트(p)나 벌어진 것이다.
삼성자산운용 상품에서도 흐름은 동일했다. 환노출형인 'KODEX 미국S&P500TR'이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손을 그대로 맞아 -7.86%를 기록하는 동안 환헤지형인 'KODEX 미국S&P500(H)'은 2.06%의 플러스 성과를 지켜내며 두 상품 간 성적표 역시 10%p 가까이 갈렸따.
이러한 격차는 서학개미들이 집중적으로 담아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 추종 ETF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환노출형인 'TIGER 미국나스닥1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TR'은 환차손 탓에 각각 -9.40%, -9.53%의 깊은 마이너스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환헤지형인 'TIGER 미국나스닥100(H)'과 'KODEX 미국나스닥100(H)'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0.14%, -0.20%로 집계됐다. 비록 큰 폭의 플러스 수익을 내지는 못했으나 환율 급락에 따른 9%p 이상의 추가 하락 충격을 고스란히 방어하며 본전 수준에서 손실을 선방한 셈이다.
그동안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라 길게 보면 우상향한다'는 믿음 속에 운용보수가 비교적 낮고 거래량이 풍부한 환노출형 상품을 압도적으로 선호해 왔다.
그러나 최근 외환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며 매파적(통화 긴축) 태도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국내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에 따른 대규모 달러 공급(네고 물량)과 외국인 수급 개선이 맞물리면서 원화 가치가 나홀로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반도체 수출 흑자 기조를 바탕으로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단기 리스크 관리를 위해 환헤지형(H) 상품을 활용한 방어 전략이 유효하다고 지적한다.
차영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상 최대 경상흑자와 달러 수급 개선에 따른 환율 하방 압력이 우세한 국면"이라며 "환율 하단은 1300원대 아래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으며, 내년에는 1250~1420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에 가파르게 내려앉은 상황에서 S&P500이나 나스닥의 상승분을 온전히 누리려는 단기 투자자라면 환헤지형 상품이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다만 환헤지 상품은 한미 금리차에 따른 헤지 비용이 지속해서 발생하는 만큼, 장기 적립식 투자자인지 단기 방어 목적 투자자인지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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