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영통 0.5%대 상승…'은행 밖' 자금도 확대
상급지 확산도…분당 매수 27.1%·수지 29.7%↑
병점·군포까지 매수 확대…내년 성과급도 변수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반도체 기업의 사내 주택구입 대출과 내년 성과급 지급 기대 속에 동탄·영통을 중심으로 한 경기 남부 집값 상승세가 주변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분당·수지 등 선호 주거지로 향하는 매수도 늘어나는 가운데 병점·군포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자금 여력이 커진 주택 보유자의 갈아타기와 가격 부담을 낮추려는 실수요자의 움직임이 맞물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 올해 동탄 아파트 20%↑…최대 5억·1.5% 사내대출 가세
한국부동산원의 10월 셋째 주(1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화성시 동탄구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57% 올라 경기 평균 상승률(0.21%)의 약 2.7배를 기록했다. 병점구(0.65%)에 이어 수도권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용인시 기흥구도 0.30% 올라 경기 평균을 웃돌았고, 수원시 영통구 역시 0.52% 상승했다.
동탄구는 행정구역 개편으로 별도 통계가 작성된 올해 2월부터 20.83%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누적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흥구와 영통구도 올해 들어 각각 14.29%, 16.80% 올라 경기 전체 누적 상승률(6.01%)의 두 배를 웃돌았다.
지난 7월 규제지역 지정 이후 한풀 꺾였던 상승세도 다시 가팔라졌다. 동탄구의 주간 상승률은 7월 둘째 주 0.73%에서 넷째 주 0.15%로 낮아졌으나, 10월 둘째 주에는 0.66%로 확대됐다. 셋째 주에도 0.57% 올라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동탄과 기흥은 규제지역 지정으로 일반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이 70%에서 40%로 낮아졌다.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회사 지원금 등 다른 창구를 통해 부족한 매수자금을 마련하려는 수요도 나타나고 있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금조달계획서에 따르면 동탄구 주택 매수자의 ‘'회사지원금·사채' 조달액은 7월 17억2600만원에서 8월 57억600만원으로 한 달 새 3.3배로 늘었다. 전체 주택 매입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84%에서 3.69%로 높아졌다.
반도체 사업장과 가까운 경기 남부의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흥구의 회사지원금·사채 비중은 0.86%에서 1.24%로, 수지구는 0.96%에서 2.07%로 각각 상승했다.
여기에 지난 9월부터 삼성전자의 사내 주택대출도 시작됐다. 무주택 임직원에게 최대 5억원의 주택 구입자금을 연 1.5% 금리로 빌려주는 제도다. 회사 자금을 직접 대여하는 방식으로,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되는 LTV 규제를 받지 않는다.
동탄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회사 대출 등을 활용해 매수를 계획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기존 주택을 팔고 동탄역에서 먼 단지에서 역 인근으로 옮기는 등 더 나은 입지를 찾으려는 수요도 있다"고 말했다.
◆ 분당·수지로 갈아타기…반도체 생활권 매수 확대
'반도체 머니'는 동탄·영통을 넘어 분당·수지 등 상급지로도 흘러들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을 보면 올해 1~9월 화성·기흥·영통 거주자의 분당구 집합건물 매수인은 99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80명보다 27.1% 늘었다. 분당 전체 매수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56%로, 매수인 10명 중 1명이 이들 세 지역 거주자였다.
같은 기간 이들 지역 거주자의 수지구 집합건물 매수인도 1193명에서 1547명으로 29.7% 증가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경기 남부에서 주택을 매도한 수요자들이 분당·수지·안양 동안구 등으로 옮기는 갈아타기가 연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동탄 안에서도 역세권 인기 단지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유입되면서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병점·군포도 '키 맞추기'…내년 성과급 유입 기대
집값 부담이 커진 실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근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0월 셋째 주 병점구 아파트값은 0.65%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군포와 의왕도 각각 0.53%, 0.47% 상승해 경기 평균의 두 배를 웃돌았다.
남 연구원은 "임차 만기가 도래한 세입자들과 구매력이 낮아진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이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고, 내 집 마련에 나서면서 가격 강세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성과급 지급도 추가 매수세를 자극할 변수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내년 3월 말~4월 초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할 예정이다. 지급 물량의 3분의 1은 즉시 매도할 수 있어 임직원의 주택 구입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남 연구원은 "수원에서 시작된 유동성 유입뿐만 아니라 내년 성과급 자금 역시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서울 포함 수도권 지역의 가격 하방 경직성을 공고히 해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분당·수지 등 선호 주거지로 향하는 반도체 생활권 거주자의 매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병점·군포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집값 상승을 발판으로 한 갈아타기와 가격 부담을 낮추려는 실수요자의 움직임이 맞물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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