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감 일반증인 271명…작년 530명 대비 48.8% 줄어
여야 합의 불발 영향…과반 의석 與 주도로 증인 채택
국힘, 강훈식·김용범·김현지 등 증인 요구…與 '정치 공세'라며 반대
증인 줄고, 핵심 증인 빠지면서 '맹탕 국감' 원인 됐다는 지적도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올해 국정감사에서 채택된 일반증인은 271명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 때인 2024년 국감에 비해서도 일반증인은 56% 가량 줄었다.
증인의 숫자도 줄어들었지만 무엇보다 야당에서 요구한 핵심 증인 채택이 불발되면서 '맹탕 국감'의 한 원인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국회 사무처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감에서 각 상임위원회가 의결한 일반증인은 27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국감에서 채택된 일반증인은 530명으로 48.8% 줄었다. 일반증인이 622명에 달했던 2024년과 비교하면 56.4% 감소한 수준이다.
대다수의 상임위에서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출석하는 증인의 수도 줄어든 것이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상임위 표결을 통해 증인 명단을 채택하기 때문에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의사가 더 많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여야는 오는 29일 예정된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감 증인 채택을 두고 막판까지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강훈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 등을 이재명 대통령의 '실장 4인방'으로 규정하고 국감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잇따른 인사 검증 실패와 수도권 집값 상승·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농지 전수조사 등 각종 정책을 둘러싼 논란의 책임을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여기에 이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 그룹으로 불리는 '경기·성남 라인'의 인사 개입 의혹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여당이 4인방의 증인 채택을 끝끝내 거부한 것은 이재명 정권의 청와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사실상 자백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를 '정치 공세'로 보고 합의에 응하지 않았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한병도 운영위원장은 지난 21일 대통령실 국감 증인 채택 당시 운영위 회의에서 "대통령비서실 부속실장 국감 출석은 2000년대부터 단 한 차례도 없다"며 "강 전 실장·김 전 실장은 이미 사퇴했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범여권 주도로 조희대 대법원장을 국정감사 일반증인으로 채택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이유를 따져 묻겠다는 것인데, 국민의힘은 이를 사법부 독립 침해로 보고 반발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6일 대법원 국감에 출석했지만 증인으로서 답변하기는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대신 준비된 원고를 읽으면서 답변을 대신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호남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 관련 기업 총수들의 증인 채택 문제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고, 여당은 정쟁 도구로 활용하려는 것이라며 맞섰다.
국회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국감을 정쟁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무분별하게 증인을 채택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다수 의석을 무기로 증인 채택을 막는 것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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