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43곳 돌며 프로포폴 147번…딱 걸린 이유[마약, 숨을 곳 없다]

기사등록 2026/10/25 10:01:00 최종수정 2026/10/25 10:10:23

최근 의료용 마약류 의심 사례 증가

'의료쇼핑방지정보망' 서비스 운영

소프트웨어 개선·대상 성분 확장 등

[서울=뉴시스] 해당 이미지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생성 및 편집함. 재판매 및 DB 금지 infonews@newsis.com

마약류가 학교와 가정까지 파고들며 일상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젤리와 음료, 초콜릿 등 익숙한 식품 형태로 마약류 성분이 해외직구를 통해 국내에 유입되고, 의약품에 사용되는 일부 성분이 불법 마약류 제조에 악용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마약류의 유통 경로와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불법 유통 차단뿐 아니라 중독자의 치료와 재활, 사회 복귀를 위한 지원도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중독자가 치료와 재활을 거쳐 안정적으로 사회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과 함께 국민적 공감과 지지가 필요하다. 뉴시스는 '마약, 숨을 곳 없다' 기획을 통해 학교와 가정 등 일상에서 발생하는 마약류 문제와 재배·제조·유통·소비 전반의 안전관리 현장을 소개한다. 아울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추진하는 마약류 안전관리 정책과 중독자의 치료·재활 및 사회 복귀를 위한 지원체계를 살펴보고, 마약류 오남용 예방과 사회적 재활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한다. <편집자주>

[서울=뉴시스]이소헌 기자 = 평소 간단한 피부 시술을 받는 A씨. 의사 B씨는 그에게 약 22개월 동안 향정신성의약품 프로포폴을 33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투약했다. 마약류 처방근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월 평균 1.5회를 투약한 것이다.

또 C씨는 지난 2023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3개 의료기관을 방문해 147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받았다. 마약류인 프로포폴을 월 평균 3.8회꼴로 투약했다.

의료용 마약류를 오남용하는 이른바 '의료쇼핑'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로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이 의심돼 수사의뢰된 의료기관은 최근 2년 동안 1.5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료용 마약류의 '업무 외 목적 사용'이 의심돼 지난 2023년부터 작년까지 수사의뢰된 건은 333건이다.

수사의뢰된 333건 중 지난 2023년 69건, 2024년 93건으로 나타났으며 지난해에는 105건으로 늘어 지난 2023년 대비 52.2%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66건이 의뢰됐다.

프로포폴과 같은 의료용 마약류를 오남용할 경우 인체에 위해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적정 처방량을 투약해야 한다.

이러한 의료쇼핑을 방지하기 위해 식약처는 '의료쇼핑방지정보망' 서비스를 지난 2020년 6월 개시해 운영 중이다. 이는 의사가 진료·처방 시 환자의 의료용 마약류 53종에 대한 1년간 투약내역을 확인해 의료쇼핑을 통한 중복처방 등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 투약내역 데이터가 제공되며, 의사는 환자의 마약류 투약이력을 식약처에 요청할 수 있고 오남용이 우려되는 경우 처방을 거부할 수 있다.

서비스 운영 초기에 복잡한 절차로 인해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식약처는 지난 2024년부터 의사들이 사용하는 처방 소프트웨어에서 자동 팝업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연계 구축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의료쇼핑방지정보망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홍보와 교육도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사를 대상으로 소통협의체·설명회 등을 개최해 기술지원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의료쇼핑방지정보망 이용 필요성에 대한 의사들의 이해도를 제고하기 위해 공문 발송, 관련 단체 간담회 개최, 포스터 배포 등 홍보 활동을 진행하고 의료용 마약류 취급자와 공무원을 대상으로 교육도 진행했다.

[서울=뉴시스] 김진휘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이 지난 4월 의료용 마약류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식약처 제공) 2026.04.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식약처는 실제 마약류 취급보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과다·중복처방 현황을 분석해 약물의 중독성과 위험성을 고려해 성분 확대를 추진하며 의료쇼핑 근절에 나서고 있다.

의무 확인대상인 펜타닐은 지난 2024년 도입됐으며, 지난해 메틸페니데이트와 식욕억제제가 추가됐다. 올해에는 졸피뎀과 프로포폴로 확인대상 성분이 확대됐다.

펜타닐을 기준으로 해당 서비스 도입 전후인 지난 2024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분석한 결과, 펜타닐 처방 환자 수는 39.9% 줄었고, 처방건수는 3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처방량은 24.2% 감소했다.

식약처는 기타 성분에 대해 시급하게 의무화를 추진하는 방안보다는 의료현장의 수용성을 감안해 성분의 위험성, 오남용 우려사항을 고려해 확대할 계획이다.

펜타닐 외 의료용 마약류는 병의원 수, 처방 의사 수, 처방 건수가 많아 투약이력 조회를 위한 인프라 마련이 필수적이고 미조회 시 의사 처방의 처분이 따를 수 있다는 이유다.

식약처는 "인프라 마련을 위해 의료현장에서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하는 모든 의사가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지원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며 "주기적으로 의료단체와 처방 소프트웨어 개발사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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