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면제 입법 실패에 오랜 지지층 불만
징집 반대·사회 타협 내세운 신생 정당 등장
더타임스 "다른 우파 지지·기권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오는 27일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오랜 지지층인 초정통파 유대교 공동체가 흔들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병역 문제로 신생 정당이 등장하고 기권 움직임도 나오면서 집권 연장의 변수로 떠올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는 박빙으로 예상되는 이번 총선에서 초정통파의 결집 여부가 차기 정부 구성을 좌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레디(Haredi)'로 불리는 초정통파는 유대교 율법과 종교적 전통을 엄격히 지키는 유대인이다. 이스라엘 인구의 14.3%를 차지하며, 대체로 랍비의 지침에 따라 투표해왔다.
네타냐후는 초정통파 정당인 샤스와 토라유대주의연합의 지지에 기대 집권을 이어왔다. 하지만 종교학교 학생들의 병역 면제를 법으로 보장하려던 시도가 실패하면서 불신이 커졌다.
병역 면제에 대한 일반 사회의 반감도 크다. 매년 초정통파 남성 약 1만3000명이 징집 연령인 18세가 되지만, 이 가운데 입대하는 비율은 10%에 못 미친다. 가자지구 전쟁 이후 반복 동원된 예비군 사이에서는 이런 불균형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
초정통파 내부의 해법도 갈린다. 신생 정당 '컬러 블랙(Colour Black)'은 강제 징집 저지를 약속한다. 반면 '하레디 퍼블릭(Haredi Public)'은 병역 문제를 비롯해 일반 사회와의 타협을 추구한다.
초정통파의 약 57%는 20세 미만이다. 일부 청년은 지도층의 반대에도 입대를 원한다.
에셸 아하론 슐로모 레빈(18)은 하레디 퍼블릭의 모티 라이트너 대표에 대해 "친구들 사이에서 지지가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레빈은 군에 입대하지 않는 전통을 가진 가정에서 자랐다. 하지만 2023년 10월7일 하마스 공격 이후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종교학교 공부를 마치는 두 달 뒤 입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는 초정통파 지지층 달래기에 나섰다. 20일 초정통파 청년 42명이 병역 기피 혐의로 공항에서 붙잡히자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를 지켜온 토라(유대교 경전) 연구의 세계를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생 정당들이 의회 진입에 필요한 득표율 3.25%를 넘을지는 불확실하다. 랍비들의 투표 독려가 줄면서 기권 우려도 나온다. 브네이브라크 주민 에프라임은 "투표하지 않겠다. 모두 거짓말쟁이"라고 말했다.
더타임스는 네타냐후에 대한 불만이 곧 야권 지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초정통파 유권자 상당수는 세속적이고 병역 면제에 반대하는 중도·좌파를 더 경계한다. 네타냐후 대신 여권의 다른 우파 정당을 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에서는 오는 27일 의회(크네세트) 의원 120명을 선출하는 총선이 열린다. 2023년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다. 총리 직선제가 아니어서 네타냐후의 차기 정부 구성은 선거 후 연정 협상으로 의회 과반의 지지를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네타냐후 총리는 2022년 12월29일 재집권했다. 총선 이후에도 새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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