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보에만 5년" 머스크·베이조스 위성 주파수 쓸어 담는데, 한국은?

기사등록 2026/10/20 17:37:52

전파정책학회 토론회…6G 위성통신 주파수 확보·제도 정비 필요성 제기

아마존 약 116억 달러·스페이스X 약 200억 달러…위성 주파수 확보전

위성 주파수 국제 조정에 최소 5년…스마트폰 위성 직접통신 확대

전문가들 "韓 주파수 중요성 인식 부족"…전파제도 개선 촉구

[서울=뉴시스]원웹의 위성망을 활용한 한화시스템 '저궤도 위성통신 네트워크' 가상도. (사진=한화시스템 제공)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6G 시대를 앞두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위성통신 주파수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스마트폰과 위성을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필요한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M&A)과 주파수 매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위성 주파수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국제 위성 주파수 확보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지상 이동통신망과 위성망이 서로 간섭 없이 통신할 수 있도록 관련 전파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오대섭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은 20일 한국전파정책학회 정책토론회에서 '6G 위성통신과 스펙트럼'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위성 주파수 확보에 최소 5년…아마존·스페이스X 대규모 투자

글로벌 기업들은 위성통신에 필요한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해 이미 관련 자원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거나 주파수 면허를 직접 사들이고 있다.

아마존은 올해 4월 약 115억7000만 달러 규모의 미국 위성통신 기업 글로벌스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자체 저궤도 위성통신망인 '아마존 레오'에 스마트폰과 위성을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를 추가하기 위해서다. 글로벌스타가 보유한 위성과 주파수 자원, 운영 기술 등이 인수 대상에 포함됐다.

스페이스X도 위성통신 사업자인 에코스타의 주파수 면허를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9월 처음 발표된 거래 규모는 170억 달러였는데 이후 추가 주파수 확보 계약을 포함하면서 약 200억 달러로 확대됐다.

오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주파수 확보의 중요성을 조금 낮게 생각하고 있다고 보는데 글로벌 시장은 전혀 다른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게다가 위성 주파수는 정부가 특정 사업자에게 사용을 허가한다고 해서 곧바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위성이 보내는 전파는 국경을 넘어 다른 국가의 위성망이나 지상 통신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국제적인 이용권 확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오 연구원은 이를 부동산 등기에 비유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위성망을 등록하고 국제주파수등록원부(MIFR)에 등재해 정식으로 주파수 이용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다른 국가 위성망 등과 전파가 충돌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데만 최소 5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확보한 이용권도 영구적이지 않다. 국제등록 신청 후 7년 이내에 위성을 운용하지 않으면 등록이 삭제되며, 운용 중인 위성의 수명이 끝나면 대체 위성을 발사하는 등 이용권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서울=뉴시스]한국전파정책학회 '2026년 6G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관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si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스마트폰 그대로 위성 연결…"국내 전파제도 정비 필요"

위성 주파수 확보 경쟁의 주요 배경 중 하나는 스마트폰을 위성과 직접 연결하는 D2C(Direct-to-Cell) 서비스의 확대가 자리잡고 있다.

D2C는 별도 위성통신 단말기를 구매하지 않고 기존 스마트폰으로 위성과 통신하는 기술이다. 이 밖에도 위성통신은 해상에서 컨테이너선의 위치나 화물 내부 온·습도를 확인하는 위성 사물인터넷(IoT), 산간 오지에서 지상 통신망을 연결하는 백홀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오 연구원은 "D2C의 가장 큰 파급력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휴대전화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휴대전화를 바꾸지 않으려면 기존 이동통신 주파수를 위성에서도 사용해야 하는데 지상망과의 간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이슈"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파수 간섭 문제와 위성IoT, 위성 간 통신(ISL)에 필요한 주파수 이용조건은 2027년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세계전파통신회의(WRC-27)에서 주요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달라진 위성통신 환경에 맞춰 국내 전파제도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 연구원은 "기존 국내 법제도는 하나의 단말기로 지상망과 위성망을 동시에 이용하는 환경까지 고려하지 못했다"며 "6G 위성통신 시대에 맞춰 전파 관련 법제도를 새롭게 검토하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원 법무법인 세종 위원도 "현행 전파법은 정지궤도 위성과 단일 사업자 중심으로 마련돼 있어 수만개의 저궤도 위성을 운용하는 새로운 환경을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스타링크와 같은 해외 위성통신 사업자의 국내 서비스에 대해서도 관련 규정을 보다 촘촘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상 6G 초고속망 구축을 위해 통신3사가 7~8GHz 대역 주파수를 공유하고 무선망을 공동 구축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정우기 전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통신3사가 각각 250MHz씩 사용하는 대신 총 750MHz를 공동 활용하면 초고속 서비스 제공 범위를 넓힐 수 있다며, 사업성이 불확실한 6G 서비스에 개별 투자하기보다 공동망으로 가능성을 먼저 확인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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