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저단백밥 18년째 생산…성인 환자까지 지원 확대
매일·남양유업, 특수분유 생산 지속…환아 가정 후원도
현대그린푸드, 신장질환식단 확대…더본코리아는 쿠키 개발
[서울=뉴시스]김상윤 기자 = 식품업계가 희귀질환과 신장질환 등으로 일반적인 식사가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맞춤형 식품 개발과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 환자의 식생활 부담을 덜기 위해 수익성이 낮은 특수식을 생산하거나 질환에 맞춘 메뉴를 다양화하는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기업들은 저단백밥과 특수분유, 신장질환식단 등을 공급하며 환자와 가족들의 식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2023 희귀질환자 통계 연보'에 따르면 2023년 희귀질환 신규 산정특례 등록자는 6만2420명으로 집계됐다. 일부 선천성대사이상 환자는 특정 영양소를 분해하기 어려워 일반적인 음식 섭취에 제한이 따르는 등 질환에 따른 식이 관리가 필요하다.
이처럼 식생활에 제약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질환별 영양 기준에 맞는 식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먹거리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CJ제일제당은 2009년부터 페닐케톤뇨증(PKU) 등 선천성대사이상 환자를 위한 '햇반 저단백밥'을 생산하고 있다.
일반 햇반보다 단백질 함량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제품으로 별도 공정이 필요해 제조 원가가 2배 이상 높다. 올해로 생산 18년째를 맞았으며 누적 생산량은 약 300만 개에 육박한다.
7월에는 질병관리청,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와 함께 성인 환자를 위한 구매 지원체계도 마련했다. 만 19세 이상 환자가 저단백밥을 개당 1700원에 연간 최대 1248개까지 정기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환자 1인당 연간 최대 848만~141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추산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경제성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사회적 필요와 목소리에 지속 귀 기울이는 것은 물론, 해외 거주 국민과 글로벌 희귀질환 환자들에게도 안정적으로 특수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협력 기반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업계에서도 소수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 생산을 장기간 이어오고 있다.
매일유업은 1999년부터 27년째 선천성대사이상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 8종 12개 제품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특수분유는 제품별로 제한해야 하는 아미노산이 달라 생산 과정도 까다롭다. 매일유업은 특수분유 생산을 위해 기존 분유 제조 공정을 중단하고 별도의 설비 세척과 충전라인 정비 작업을 진행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 동안 일반 조제분유 약 4만 캔을 생산할 수 있다.
제품 생산 외에도 2001년부터 'PKU 가족성장캠프'를 후원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는 '하트밀 캠페인'을 통해 환아 가족을 지원하고 있다. 하트밀 굿즈 판매 수익금 전액을 환아들을 위한 식품과 제품으로 구성된 '하트밀 박스' 제작에 활용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은 희귀질환인 만큼 국내에서 아직 인식이나 정보가 매우 부족하고 환아들을 위한 식품들을 구하기도 어렵다"며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고 모든 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도록, 앞으로도 가장 든든한 육아 동반자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1985년 갈락토스혈증 환아용 '임페리얼드림XO 알레기'를 시작으로 40여 년간 특수분유를 공급해 왔다. 2002년 개발한 소아 뇌전증 환자용 액상형 케톤생성식 '케토니아'도 24년째 생산 중이다.
지난해 한국뇌전증협회와 협력해 환아 가정 후원 대상을 10명에서 22명으로 늘렸으며 세브란스어린이병원과 16년째 취약계층 환아에게 특수분유를 무상 지원하고 있다.
남양유업 측은 특수분유가 수요가 제한적이고 대량 생산이 어려워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든 분야지만 소수 환아에게 필요한 영양 공급을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고 생산과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장질환식단은 투석 여부에 따라 단백질과 칼륨 등 영양 기준을 달리 적용해야 한다. 현대그린푸드는 채소를 데쳐 칼륨 등의 함량을 줄이고 저염 소스를 활용해 식단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전문적인 영양 설계가 어려운 일반 가정에서는 칼륨이나 인이 많은 식재료를 일괄적으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아 식단 구성 자체에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고 설명했다.
더본코리아는 당원병 환자가 먹을 수 있는 쿠키 3종을 개발해 국제 당원병 심포지엄에서 선보였다. 당원병 환아 어머니가 만들던 레시피에 의료진 자문을 더해 일반 설탕 대신 대체당을 사용하고 단백질 함량을 높였다.
향후 빽다방 정식 디저트로 출시하고 본사 판매 수익 전액을 당원병 환자 지원에 기부할 계획이다.
질환에 따라 음식 섭취가 제한되는 환자들에게 맞춤형 식품은 일상적인 식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특수식은 수요가 적고 제조 과정도 까다로워 일반 식품보다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지속적인 생산 노력과 함께 민관 협력을 통한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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