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 긴 R&D 산업…'퇴출기준' 제도보완 필요"['상폐룰' 제약사 항변'③]

기사등록 2026/10/09 16:01:00 최종수정 2026/10/09 16:06:23

바이오, 예외규정 둬 본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해야

[서울=뉴시스] 바이오 업계에서는 매출 없이 장기간 연구개발(R&D)에 매달려야 하는 산업 특성을 이번 기회에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시가총액 미달 기업의 상장폐지에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강화된 퇴출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매출 없이 장기간 연구개발(R&D)에 매달려야 하는 산업 특성을 이번 기회에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2일 케이엠제약이 낸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관리종목 지정의 효력을 멈춰 달라는 신청은 기각했다.

이에 거래소는 가처분 결정에 이의신청을 내 소명하고, 시가총액 미달 기업의 관리종목 지정은 유지하되 후속 상장폐지 절차는 지난 2일부터 유예하고 있다.

법원이 절차 문제를 짚은 만큼 상장사의 소명 기회를 넓히는 방향으로 규정이 보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오 업계는 이 과정에서 업종의 특성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통상 10~15년이 걸리는 만큼 예외규정을 두는 방식을 통해서다.

현재 코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은 시가총액과 주가, 매출, 손실 규모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중 시가총액 200억원과 주가 1000원 기준은 지난 7월부터 적용됐고, 연 매출 30억원 요건은 2027년 50억원, 2029년 100억원까지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여기에 최근 3년간 2회 이상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요건이 더해진다.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은 매출 요건을 5년, 법차손 요건을 3년간 유예받지만 시가총액과 주가 요건에는 유예가 없다.

이 같은 기준을 맞추려는 과정에서는 부작용도 나타난다. 신약 개발사가 화장품과 뷰티기기, 부동산 임대업, 베이커리 사업에 뛰어들고 주식병합과 감자가 잇따랐다. 연구개발에 써야 할 자금과 인력이 본업 밖으로 분산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법차손을 산정할 때 연구개발비를 제외하는 방안과 매출 요건처럼 일정 시가총액을 넘으면 법차손 요건을 면제하는 방안, 파이프라인 가치와 임상 진척도, 기술이전 성과 같은 질적 지표를 상장 유지 심사에 반영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지금과 같은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바이오와 같은 성장기업의 경우 다양한 예외규정을 둬 본업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예를 들어 매출이 없다고 해도 연구개발 투자비용이 얼마 이상으로 많아 투자를 많이 했거나, 해외제약사나 국내 대형제약사로부터 투자를 받은 유치 실적이 있다거나 하는 경우”라고 말했다.

이어 “국책과제 선정 실적, 실제 연구시설 보유여부 및 임상시험 건수, 오픈이노베이션 건수 등과 같은 것도 하나의 조항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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