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고용도 6만명 하향 수정…7월은 1만명 감소로 뒤집혀
임금 상승률 3.0%로 2021년 5월 이후 최저…성장률은 견조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의 9월 신규 고용이 시장 예상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면서 노동시장의 둔화 신호가 나타났다.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게 높아졌다.
미 CNBC는 2일(현지시간) 미 노동통계국(BLS) 발표를 인용해 9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계절조정 기준 2만9000명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8만4000명을 크게 밑돌았다. 실업률은 예상치 4.1%보다 높은 4.2%로 올랐다.
이전 두 달의 고용 실적도 하향 조정됐다. 8월 신규 고용은 기존 16만2000명에서 13만3000명으로 낮아졌고, 7월은 2만1000명 증가에서 1만명 감소로 뒤집혔다. 7·8월 고용은 합계 기준 기존 발표치보다 6만명 하향 조정됐다.
금융시장은 고용 부진으로 연준의 10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했다.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미 주가지수 선물은 상승했고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시장이 반영한 연준의 오는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동결 가능성은 82.8%로 뛰었다.
토머스 시먼스 제프리스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수치로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최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낮게 유지돼 8월의 고용 반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8월 수치가 6~7월의 부진 뒤 나타난 일시적 반등이었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고용보고서의 모든 지표가 노동시장 악화를 가리킨 것은 아니다.
비농업 취업자 수는 기업과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한 사업체조사에서 산출하는 반면, 실업률은 가계를 대상으로 한 별도 조사에서 계산한다. 이번에는 가계조사 결과가 사업체조사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가계조사에서 9월 취업자는 40만6000명 늘었다. 경제활동인구도 48만5000명 증가했고 경제활동참가율은 전월보다 0.2%포인트 오른 61.8%로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경제활동인구 증가 폭이 취업자 증가 폭보다 컸기 때문에 실업률은 4.2%로 소폭 올랐다.
구직을 포기한 사람과 경제적 이유로 시간제 근무를 하는 사람까지 포함한 광의의 실업률은 7.6%로 낮아졌다. 2025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의료 부문이 1만7000명을 늘려 9월 신규 고용을 이끌었다. 건설업은 1만1000명, 제조업은 9000명 증가했다.
반면 정부 부문 고용은 1만7000명 줄었다. 임시직 서비스는 1만1000명, 정보서비스는 1만명, 금융업은 7000명 감소했다. CNBC는 이와 함께 AI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노동시장은 기업이 대규모 해고에 나서지는 않지만 신규 채용에도 적극적이지 않은 이른바 '저채용·저해고' 상태를 보여왔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고 일부 해고 지표도 수년 만의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연준은 지난 9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목표 범위를 3.75~4.00%로 높였다. 고용이 약해졌다고 해서 연준이 곧바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접기 어려운 이유는 물가가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물가 흐름을 판단할 때 중시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8월 전년 동월 대비 3.0% 올랐다. 연준의 장기 물가 목표인 2%보다 여전히 높다.
반면 임금 상승세는 둔화했다. 9월 민간부문 근로자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월보다 0.1% 오르는 데 그쳤다. 1년 전과 비교한 상승률도 3.0%로 낮아져 CNBC에 따르면 2021년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시장은 각각 0.3%, 3.1% 상승을 예상했다.
헤더 롱 네이비페더럴크레디트유니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자리를 구할 기회가 부족해지면서 미국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금 상승률이 약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물가 상승으로 임금 상승분이 사실상 상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 자체는 여전히 안정적이라며 연준이 12월 금리 인상에 나서는 데 이번 고용지표가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시장과 달리 미국 경제 전체의 성장세는 아직 견조하다. 미 상무부는 이번 주 1분기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연율 기준 각각 2.5%, 2.2%로 수정했고,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나우 모델은 3분기 성장률을 연율 3.7%로 추산하고 있다. 고용은 약해졌지만 물가는 여전히 높고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어 금융시장은 연준이 10월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다음 인상 시점을 12월로 보고 있다고 CNBC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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