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40억 지분 매각 카드 꺼낸 최태원 회장…'경영권 방어'·'재산분할' 두 토끼 잡나

기사등록 2026/10/02 17:20:36

재산분할금 마련…보유 지분 현금화

경영권 영향 최소화…최대주주 지위 유지

시장 충격 최소화…거래 규모·구조 종합 검토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1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제15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이번 회의는 일본상공회의소와 함께 ‘지역에서 열어가는 한일의 미래’를 주제로 열렸다. (사진=대한상의 제공) 2026.08.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유희석 홍세희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지급해야 할 재산분할금 마련을 위해 SK㈜ 주식 약 9440억원어치를 매각한다.

대규모 지분 처분이지만 최 회장은 매각 이후에도 SK㈜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 그룹 지배구조와 경영권에는 직접적인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SK는 2일 최 회장이 보유한 SK㈜ 보통주 165만3924주를 매도하는 내용의 지분 변동 사항을 공시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최 회장의 SK㈜ 보통주 보유량은 기존 1297만5472주에서 1132만1548주로 줄어든다.

지분율은 17.8%에서 15.5%로 2.3%포인트 낮아진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도 기존 25.2%에서 22.9%로 감소한다.

다만 최 회장은 매각 이후에도 SK㈜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며,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한 지배 기반 역시 유지된다.

◆재산분할금 마련…보유 지분 현금화
이번 지분 매각의 직접적인 배경은 이혼 재산분할금 지급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고법 가사11부는 지난달 24일 최 회장에게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선 항소심에서 인정된 1조3808억원보다 약 4000억원 줄어든 규모다.

최 회장 입장에서는 현금성 자산만으로 대규모 재산분할금을 마련하기보다 자신이 보유한 SK㈜ 지분 일부를 현금화하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그룹의 핵심 지주회사 지분을 일부 매각해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되,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 기반은 유지하는 선에서 거래 규모를 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SK㈜ 지분은 최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인 만큼 전체 보유 지분을 크게 흔들기보다는 일부 매각에 그친 점이 특징이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최태원(왼쪽사진)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재산 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6.06.26. 20hwan@newsis.com

◆경영권 영향 최소화…최대주주 지위 유지
이번 거래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은 대규모 지분 매각 자체보다 매각 이후에도 최 회장의 SK㈜ 최대주주 지위가 유지된다는 점이다.

최 회장의 직접 지분은 15.5%로 낮아지지만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22.9%를 확보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번 매각이 SK㈜의 지배구조나 경영권 변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 관계자는 "이번 주식 매도는 SK의 경영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추진됐다"고 했다.

이는 재산분할이라는 개인적 자금 수요와 그룹 경영의 안정성을 분리해 대응하려는 거래로 볼 수 있다.

최 회장이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면서도 SK㈜에 대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시장 충격 최소화…거래 규모·구조 종합 검토
SK가 이번 매각에서 또 하나 강조한 부분은 시장과 주주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점이다.

최 회장의 지분 매각 규모가 약 9440억원에 달하는 만큼 단기간에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출회될 경우 주가와 기존 주주들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SK는 거래 과정에서 시장 영향을 줄이는 방향으로 거래 구조와 규모를 검토했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지분 매각 과정에서 시장과 주주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고, 회사의 안정적 경영과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지속할 수 있도록 거래구조와 규모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hong19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