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들)' 팀 개막식·무대인사 취소돼
전날 이민호 '액터스하우스'도 일정 취소
"제작사 요청…관객 여러분 양해 부탁해"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최근 정치 논란에 휩싸인 '암살자(들)'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앞서 출연 배우 중 한 명인 이민호 관련 행사가 취소된 데 이어 관련 일정이 모두 취소되면서 '암살자(들)'은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사실상 삭제됐다.
부산영화제 사무국은 2일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작사 요청에 따라, 예정되어 있던 31회 부산영화제 개막식 참석 및 야외무대인사 일정이 취소되었음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이어 "부산영화제는 관객 및 게스트 안전과 원활한 행사 진행을 고려한 제작사 의사를 존중한다. 관련 일정을 기다려주신 관객 여러분의 양해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암살자(들)' 허진호 감독과 배우 유해진·박해일·이민호 등은 오는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개막식과 7일 같은 장소 루프씨어터에서 진행되는 야외무대인사에서 관객을 만날 예정이었다. 야외무대인사는 약 20분 간 영화를 소개하고 관객과 소통하는 행사로 부산영화제 대표 행사 중 하나다.
'암살자(들)' 일정 취소는 최근 이 작품을 둘러싸고 불거진 정치 논란 및 역사 왜곡 논란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은 이 영화가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 사실 관계를 역사적으로 확인된 것과 다른 방향으로 뒤틀어 관객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특정 정치적 의도를 갖고 역사를 왜곡했다" "영화적 상상력이 아닌 유족 가슴을 미어지게 하는 패륜적 범죄" "역사 왜곡" "역사 반역" "좌파식 선택적 표현의 자유" 등 비판을 쏟아냈다.
이 작품은 1974년 8월15일 광복절 기념 행사에서 저격 당해 사망한 육영수 여사 사건을 영화화했다. 당시 특별수사본부는 북한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지령을 받은 문세광이 광복절 연설 중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했지만 미수, 대신 박 전 대통령 옆에 앉았던 육 여사가 총탄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암살자(들)'은 육 여사가 문세광 총이 아닌 대통령 경호원 총에 맞았을 가능성이 있고,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아내 육 여사 암살을 기획했을지도 모른다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논란이 정치·사회 전반으로 번지자 부산영화제는 전날 '액터스 하우스:이민호' 역시 열지 않기로 했다. 이 행사 역시 오는 7일 열릴 계획이었다.
현재 '암살자(들)' 사태는 시간이 갈수록 악화하는 형국으로 흐르고 있다.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 최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육 여사 사망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딸인 박 전 대통령에게 쓴 친필 편지를 공개하고 '암살자(들)' 측 사과와 상영 중단을 촉구했다.
이 편지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아버지가 맞을 흉탄을 어머니가 내 대신 맞고 가셨다. 내가 맞고 어머니가 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몇 번이고 생각해 본다" 등 내용이 담겼다.
일부 보수단체는 오는 3~30일 주연 배우인 유해진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알리기도 했다. 유해진이 모델인 외식브랜드 버거킹은 유튜브 유해진 출연 영상에 댓글 기능을 중지했고, 일각에선 버거킹 불매운동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영상위원회는 오는 5일 열릴 예정이었던 '암살자(들)' 시사회를 취소했다. 이 행사는 일반 시민 대상으로 열릴 예정이었다.
다만 '암살자(들)'은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까지 누적관객수는 182만명이다. 제작비는 약 200억원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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