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외국 지진 장비 제조업체들로부터 104만 달러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진 관련 전문가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대전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장정태)는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범죄 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지헌철(68) 전 한국지질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에게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과 같이 지질 관측 장비 구매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핵심 증거들이 채택되지 않은 상황에서 채택된 증거만 갖고 유죄를 인정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발주에 관여한 것에 불과할 뿐이라 피고인이 직접 어떠한 업무를 했는지 특정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지 전 센터장은 센터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2009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영국과 미국 지진 장비 제조업체 제품이 한국 내 수요 기관에 선정되도록 지원하는 등 편의를 봐준 대가로 31차례에 걸쳐 미국 계좌를 통해 약 104만 달러를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 전 센터장이 재직 중이었기 때문에 뇌물죄 적용에 있어 공무원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 과정에서 지 전 센터장 측은 "해당 회사들과 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기술 자문을 수행한 대가로 받았기 때문에 뇌물수수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1심 재판부는 "자문 수수료에 상응하는 구체적인 자문 활동내역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제공받은 금원이 직무 행위와 대가성이 있어 보인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며 "다만 해당 공소장에서 피고인이 제품 선정 지원 및 경쟁사에 대한 정보를 줬다는 부분이 구체적이지 않고 직무 관련성 및 대가 관계를 구체적으로 추단할 행위가 특정되거나 증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 전 센터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 판결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검찰은 항소를 제기했다.
지 전 센터장은 2017년 미국에서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로스엔젤레스 중앙지법에서 징역 14개월 및 벌금 1만5000달러 등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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