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외곽 고령지역 약국 접근 불편…정선 9개 읍·면 중 3곳 약국 없어
60세 이상 인구 비중 높고 1인 세대 절반 넘어…생활 의료안전망 과제
[태백·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태백과 정선지역에서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외곽지역의 '약국 공백'이 고령 주민들의 생활 의료안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두 지역 모두 1인 세대가 전체 세대의 절반을 넘어선 데다 60세 이상 고령층 비중도 높아 약국 접근성 문제가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의료복지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태백시와 정선군 등의 의료기관 현황에 따르면 태백에는 병·의원 25곳과 한의원 8곳, 치과 11곳, 약국 19곳이 운영되고 있다.
도심 중심지역에는 의료기관과 약국이 비교적 밀집해 있고 오후 11시까지 운영하는 심야약국도 있지만 외곽 생활권은 상황이 다르다.
특히 구문소와 문곡소도동, 철암동을 비롯한 통리권 등 고령 주민이 많은 일부 지역에서는 가까운 약국을 찾기 어려워 시내 중심지역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정선지역은 약국 공백이 더욱 뚜렷하다.
정선에는 병원급 의료기관 2곳과 의원 8곳, 한의원 5곳, 치과 5곳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약국은 모두 14곳이다.
그러나 정선읍에 6곳이 집중돼 있고 사북읍 2곳, 고한읍과 신동읍, 여량면, 임계면 등에 각각 1곳씩 운영되고 있다.
전체 9개 읍·면 가운데 3곳에는 약국이 없다.
면적이 넓고 산간마을이 흩어져 있는 정선지역 특성상 약국이 없는 지역의 고령 주민에게는 단순히 '동네에 약국 한 곳이 없다'는 차원을 넘어선 생활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중교통 배차 간격이 길고 자가용 이용이 어려운 노인의 경우 감기약이나 소화제, 해열진통제 등을 구입하기 위해 다른 읍·면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태백과 정선 모두 젊은 층보다 의료 이용 빈도가 높은 고령층 비중이 높은 지역이라는 점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전체 인구에서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태백이 42.8%, 정선은 48.1%에 달했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도 태백 33.9%, 정선 37.1%로 두 지역 모두 주민 3명 가운데 1명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지역이다.
혼자 사는 세대가 많은 것도 약국 공백의 취약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태백은 전체 2만115세대 가운데 1인 세대가 1만212세대로 50.8%, 정선은 2만489세대 가운데 1만1375세대로 55.5%를 차지한다.
특히 태백의 1인 세대 가운데 60세 이상은 59.5%, 정선은 56.8%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젊은 층이 많은 도시지역의 1인 가구와 달리 폐광지역에서는 배우자 사망과 청년층 유출, 고령화가 겹치면서 '고령 단독세대'가 빠르게 늘어나는 구조다.
혼자 사는 노인이 감기나 몸살, 갑작스러운 통증을 겪을 경우 가까운 가족에게 약을 부탁하기도 어렵다. 자가용을 운전하지 못하면 대중교통에 의존해야 해 약국과의 물리적 거리가 곧 의료 접근성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태백시 철암지역 주민 A씨는 "젊은 사람에게 약국까지 차로 10~20분 거리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운전을 못 하는 노인에게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고령자가 많은 마을일수록 최소한 기본적인 약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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