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연설서 "러, 최근 8개월 사상자 24만8000명 넘어"
北 파병 거론하며 "왜 이들이 우크라전서 목숨 바쳐야 하나"
"내년엔 AI가 전장 결정할 수도…그 전에 평화 필요"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러시아가 북한을 비롯한 47개국 국민을 전쟁에 동원하고 있다며 각국 정상들에게 자국민이 푸틴의 전쟁에 끌려들어가지 않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2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러시아에 동원된 이들은) 여러분의 국민"이라며 "그들을 보살피고, 푸틴이 여러분을 이 전쟁으로 끌어들이지 못하게 하라"고 말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맹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군의 취약한 부분을 지원하기 위해" 병력을 파견했다며 이를 "광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왜 북한 사람들이(Koreans)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목숨을 바쳐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를 위해 싸우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병사 2명을 최근 한국으로 보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북한은 2024년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병력을 파견해왔다.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진입한 이후 전선에 투입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을 "터무니없고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이라고 규정하면서 침략국이 치르는 대가도 막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8개월 동안 러시아군 사상자가 24만8000명을 넘었다며 "이들 사상자 각각에 대한 영상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공습이 거세지는 가운데 방공 지원도 재차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 세계적인 요격 미사일 증산을 촉구하며 "정말 어려운 것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과 새로운 제트 추진 샤헤드"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자체 생산하는 이 드론은 전쟁 초기 사용했던 이란제 샤헤드보다 더 무거운 폭약을 싣고 더 멀리, 더 높이, 훨씬 빠르게 비행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다가오는 겨울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인들은 이번 겨울이 우리에게 매우 혹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우리도 러시아에 고통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유엔총회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도 우크라이나에 치명적일 수 있는 겨울이 오기 전에 전쟁이 끝나길 바란다며 미 행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당시 "겨울 전에 긴장 완화 조치가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전쟁이 우크라이나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몰도바와 폴란드 등 주변국으로 위협이 확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푸틴을 멈추게 하려면 러시아의 자금과 생산을 차단해야 한다"며 대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강화를 촉구했다.
이어 "누군가 러시아에 더 많은 돈을 준다면 그들은 이 전쟁에 더 많은 시간을 주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국민이 이 전쟁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죽지 않는 것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인공지능(AI)이 전쟁을 더 치명적이고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그는 "이르면 내년에는 사람뿐 아니라 AI가 전장의 상황을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있다"며 "그 지점에 이르기 전에 평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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