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시험대…'149만 가구' 입주 현실화 과제
용산공원 개발·LH 분리 갈등 문제도 풀어야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역대 최장기간 상승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둔 가운데 홍지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시장 안정'이라는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했다.
새 장관의 첫 과제로 이미 발표된 주택 공급 대책을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꼽힌다. 이를 통해 수도권 집값과 전월세 안정을 이룰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홍지선 장관은 지난 22일 취임 후 첫 행보로 경기 부천대장 공공주택지구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주택공급은 계획보다 실행이 중요하다"며 "3기 신도시에 최단기 착공모델을 적용하는 등 사업 일정과 공정을 면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장관이 취임 첫 일정으로 주택 공급 현장을 택한 데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 시장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여 공급 정책을 최우선으로 챙기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해 2월 첫째주부터 올해 9월 둘째주까지 84주째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 기록한 최장 상승 기간(2020년 6월 둘째 주~2022년 1월 셋째 주, 85주)에 단 1주 모자란 수준으로, 역대 최장 기록 경신을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4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누적 상승률은 14%를 넘어 과거 85주간의 누적 상승률(7.71%)을 두 배 가까이 웃돌고 있다.
전월세 시장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올해 서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7.79%로 매매가 상승률(7.94%)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정부도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연이어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다.
앞서 9·7 대책과 1·29 대책, 8·13 대책 등을 통해 5년간 수도권에 149만1000가구 이상 공급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공공임대·분양 청사진을 담은 주거안정플랜을 발표했다.
이처럼 이미 나온 공급 계획을 차질 없이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짓는 것이 홍 장관의 핵심 과제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실질적인 안정 신호를 주기 위해서는 단순 대책 발표를 넘어 단계별 이행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정부는 이미 매월 착공 통계를 내고 격주 점검체계를 가동하고 있지만 대책별 목표 대비 이행률은 공표되지 않고 있다"며 "기존 점검체계의 결과를 대책 발표 시점에 함께 공개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시장 신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신규 택지 확보 과정에서 지자체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국토부는 용산공원 일부 부지를 공공주택 후보지로 검토 중이나 서울시는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전임 김윤덕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협의는 최근 개각과 맞물려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홍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용산 미군기지 반환 부지는 공원화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면서도 "기본 개념 위에 부수적으로 외곽 지역에 청년과 미래세대를 위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현실을 파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어린이 정원 부지에 대해서는 원형을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조직 개편 역시 공급 속도에 영향을 줄 변수로 꼽힌다.
정부는 이달 초 LH를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분리해 개발·건설과 복지·토지 비축 기능을 이원화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주택 공급의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LH노조가 일방적 추진이라며 총파업을 시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갈등 봉합과 원활한 조직 개편 추진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새 국토부 장관은 특정 정치적 이해관계에 흔들림 없이 오직 국익과 주거 안정을 위해 소신 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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