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실어나를 배가 없다…유조선 운임 사상 최고

기사등록 2026/09/21 15:19:14 최종수정 2026/09/21 16:44:25

사우디 동서 송유관 피격에 호르무즈 운송 집중

VLCC 하루 용선료 100만달러…배럴당 운송비 26달러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달 초 사우디의 동서(East-West) 송유관이 드론 공격으로 폐쇄된 이후 글로벌 유조선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닻을 내린 상선들 사이로 모터보트 한 대가 지나가고 있다. 2026.09.21.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석유시장에서 원유뿐 아니라 이를 운반할 유조선까지 부족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우회 송유관이 드론 공격으로 폐쇄되면서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이 늘어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달 초 사우디의 동서(East-West) 송유관이 드론 공격으로 폐쇄된 이후 글로벌 유조선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

동서 송유관은 페르시아만에서 홍해 연안 얀부항까지 이어지는 사우디의 핵심 호르무즈 우회 수송로다. 송유관이 막히면서 더 많은 원유가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수출돼 이미 빠듯했던 유조선 수급이 더욱 악화했다.

해양정보업체 윈드워드에 따르면 이달 초 페르시아만에서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VLCC의 하루 용선료는 100만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배럴당 운송비로 환산하면 약 26달러로 현재 원유 가격의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유조선 부족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VLCC의 하루 평균 수익은 지난 17일 65만1107달러로 일주일 전보다 거의 두 배로 뛰었다.

사우디는 원유 수출을 유지하기 위해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운송과 선박 간 환적을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유조선이 단거리 운송에 묶이면서 현재 전 세계 약 900척의 VLCC 가운데 약 15%가 오만 연안에 몰려 있다.

친이란 후티 반군의 공격을 피해 일부 사우디 선박이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것도 유조선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다. 희망봉을 거치면 운항 기간이 약 2주 늘어난다.

운송 차질은 원유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람코는 일부 유럽과 아시아 고객들에게 9월과 10월 원유 공급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조선 부족과 운송비 급등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더라도 휘발유 등 연료 가격은 쉽게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 트레이더 출신인 아디 임시로비치 옥스퍼드대 강사는 "정유업체에 중요한 것은 운송비를 포함해 원유가 실제로 도착했을 때의 비용"이라며 "주유소 가격에는 이 모든 비용이 포함되고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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