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타짜:벨제붑의 노래' 장태영 역 맡아
영화 '타짜' 시리즈 네 번째 주인공 열연해
"부담감 컸지만 내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나만의 색으로 '타짜' 연기하는 게 관건"
"다시 돌아가도 더 할 수 없게 최선 다해"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2006년 최동훈 감독이 내놓은 '타짜'는 200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영화 걸작 중 한 편으로 꼽힌다. 소재의 재미, 서사의 밀도, 캐릭터의 개성, 편집의 리듬, 대사의 정확도, 배우의 연기 등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의 오락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지금까지 회자된다. 이때문에 '타짜'가 시리즈화 된 뒤 나온 후속작은 비교당하는 운명을 피할 수 없었다. 그렇게 2편과 3편은 흥행 성적과 별개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결국 1편의 아우라를 당해내지 못한 것이다.
배우 변요한(40)은 '타짜' 4번째 영화 '타짜:벨제붑의 노래'(9월23일 공개)의 주인공이다. 당연히 그도 처음 이 작품 제안을 받은 뒤 "너무나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솔직한 마음으로 또 나오나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념비적인 영화의 후속작 주연 배우를 할 수 있다는 게 영광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으나 두려움이 컸다고 했다. "그냥 막막하더라고요." 그런데도 그는 결국 이 영화를 선택했다.
"저만 부담을 느끼는 게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2편과 3편에 나온 배우들도 다 그랬을 겁니다. 그런데도 그 분들은 '타짜'를 선택했죠. 만약에 제가 이 작품을 거절하고 다른 배우가 하는 걸 본다면 제가 너무 비겁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이 영화를 제 운명으로 받아들이려고 했습니다. 결국 저한테 당당하고 싶어서 '타짜:벨제붑의 노래'를 선택한 것 같아요."
최국희 감독이 연출한 '타짜:벨제붑의 노래'에서 변요한이 맡은 인물은 '장태영'이다. 장태영은 소위 끗발을 타고난 인물. 그 끗발을 무기로 고등학교 절친 '박태영'(노재원)과 스타트업을 세워 승승장구한다. 그러다 박태영에게 배신당한다. 박태영이 친구의 끗발을 질투한 것. 베트남에서 죽다 살아난 장태영은 전설의 타짜 '곽동욱'을 만나 포커를 전수 받으며 복수를 다짐한다.
'타짜-신의 손'이 1편 주인공 고니의 조카 '대길'(탑)의 이야기이고, '타짜:원 아이드 잭'이 1편 등장인물 짝귀의 아들 '일출'(박정민)의 이야기인 것과 달리 '타짜:벨제붑의 노래' 장태영은 전작과 어떤 연결고리도 없는 캐릭터다. 변요한은 이 영화 스토리와 인물이 이처럼 이전 작품들과 완전히 독립돼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2026년에 맞는, '타짜' 영화의 주인공을 나만의 색으로 만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승우 선배님이 연기한 고니와 비교 당하는 건 어쩔 수 없을 겁니다. 이 작품을 선택했을 때 예상한 부분이었죠. 비교당할지언정 저만의 캐릭터, 변요한만의 색을 찾아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관객이 고니를 기억하는 것처럼 장태영을 기억하게 하고 싶었어요. 욕심이라면 욕심일 수 있겠지만 어떻게든 그렇게 만들어내겠다는 저만의 확신을 가지고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변요한은 촬영을 하기 전에 조승우에게 연락했다고 했다. "예의와 존경심을 담은 행동이었고 저 자신과 약속이기도 했다"는 게 그의 얘기였다. "응원을 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조승우는 이런 변요한을 반갑게 맞아줬고, 변요한은 다시 돌아가더라도 더 할 수 없을 만큼 최선을 다해서 연기했다고 했다. 다만 그의 말처럼 변요한만의 색을 찾아가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했다.
"'타짜'가 나온지 벌써 20년이 지났어요. 그만큼 뭔가 달라야 했죠. 다르게 한다는 것, 나의 색을 찾는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더라고요. 하지만 어느 순간 제가 잘못 생각했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장태영이란 인물은 저 혼자 만들어가는 게 아니라 동료 배우들과 협업을 통해서 탄생한다는 걸 새삼 알게 된 겁니다. 박태영과 관계, 곽동욱과 관계 속에서 장태영이 만들어진다는 걸 알았어요."
변요한은 이 영화와 캐릭터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다고 했다. 이번 영화 소재인 홀덤을 수개월 간 전문가들에게 배운 것은 물론 고난을 겪은 뒤 정신적·육체적으로 강해지는 장태영을 표현하기 위해 자신을 극한으로 밀어붙이며 몸을 만들기도 했다. 베트남 현지 촬영 중 저혈당쇼크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였다. "죽다 살았습니다.(웃음) 죽다 살아난 장태영을 그 과정을 통해 체화했달까요."
"이제서야 배우라는 게 무엇인지 아주 조금 알 것 같아요. 대단한 건 없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은 불러주고 찾아주면 언제든 뛰어가는 일입니다. 그것 이상도 이하도 없어요. 제가 맡은 역할을 잘해내는 거죠. 그때 배우로서 제가 더 자유로워지고, 제 삶 역시 자유로워 질 것 같습니다." 변요한은 최근 역할 경중을 가리지 않고 다수 작품에 출연해 연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전 시키면 다 합니다.(웃음)"
변요한은 올해 초 그룹 소녀시대 멤버 티파니와 결혼했다. 아직 결혼식은 안 했고 혼인신고는 마친 상태다. 그는 "데뷔 초기 때부터 봐온 기자들 앞에서 결혼 얘기를 하는 게 너무 쑥쓰럽다"면서도 결혼이 자신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관해 얘기했다.
"연기할 땐 예전과 다른 걸 크게 느끼지 못하겠어요. 다만 저를 보는 많은 분들이 편안해 보인다, 더 남자다워졌다고 말해주십니다. 음…연기보다 어려운 일을 했다고 생각해요. 참 큰 의미가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계속 연기에 최선을 다할 겁니다. 당연히 제 가정도 잘 지켜나갈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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