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구반포·4호선 동작역 역세권, 한강변 대장주
국평 분양가 30억원 안팎 전망…20억 '로또 청약' 기대
철거된 108동·남은 한신상가…연결공원·상권 변화 주목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주다영 인턴기자 = 서울 강남권의 대규모 재건축 사업장인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반디클)'가 이르면 오는 11월 일반분양에 나설 전망이다. 총 5007가구 가운데 1832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될 예정이어서 하반기 서울 분양시장의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힌다.
일반분양가는 3.3㎡당 9000만원~1억원 수준이 거론된다. 전용 84㎡를 기준으로 하면 단순 계산상 30~33억원 수준이다. 인근 한강변 신축 아파트의 같은 면적대가 최근 50억원을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20억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지난 14일 오후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 2번 출구를 나오자 공사장 펜스 너머로 10층 이상 올라간 아파트 골조가 길게 이어졌다.
일부 동에는 창호가 달렸고 공사장 곳곳에는 타워크레인이 서 있었다. 공사장 외곽을 따라 단지를 한 바퀴 도는 데 약 40분이 걸렸다.
'반디클'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재건축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현대건설이 시공한다. 지하 5층~지상 최고 35층, 50개 동, 500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정비구역 면적은 37만484㎡이며 준공 목표는 2027년 11월이다.
◆구반포역·동작역에 한강공원까지…도보로 누리는 생활권
구반포역을 출발해 시계 방향으로 공사장 외곽을 걸었다. 일부 아파트 골조에서는 층별로 단차를 둔 구조가 드러났고, 서쪽 단지 뒤편에서는 반포2초·반포2중(가칭) 예정 부지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단지 안에 들어설 근린생활시설 건물도 윤곽을 갖춰가고 있었다.
공사장을 따라 오른쪽으로 이동하자 반포천 제방을 따라 조성된 '허밍웨이길'이 나왔다. 평일 낮에도 산책하거나 운동하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구반포역을 출발한 지 약 5분 만에 지하철 4·9호선 환승역인 동작역 1번 출구에 닿았다.
동작대교 진입부도 가까웠고 역 아래로는 반포한강공원으로 이어지는 보행로가 나 있었다. 반포천에는 9홀 규모의 동작파크골프장도 자리했다.
같은 단지 안에서도 위치에 따라 주거환경은 달라질 수 있다. 서쪽 단지 일부 동은 동작대교와 올림픽대로 진입로에 가까워 차량 접근성이 좋은 대신 도로 소음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동작역 맞은편 113동 예정지 앞에는 한강홍수통제소가 있어 일부 저층 가구의 시야를 가릴 수 있다.
고층에서는 한강과 여의도·남산 방향으로 시야가 확보될 수 있어 같은 단지 안에서도 동과 층, 방향에 따라 조망 가치가 달라질 전망이다.
공사로 통행이 막힌 지점에서 구반포역 방향으로 돌아와 서쪽 단지와 동쪽 단지 사이를 걸었다. 두 구역 사이로는 올림픽대로와 연결되는 왕복 4차선 도로가 지난다. 동쪽 단지인 2·3단지가 서로 맞붙어 있는 것과 달리 서쪽 단지는 도로로 분리돼 있어 상대적으로 단절된 느낌을 줬다. 단지 간 보행 동선을 연결하기 위한 서쪽 단지와 동쪽 단지 사이 보행교가 조성될 예정이다.
동쪽 단지 중간쯤에 있는 서래섬나들목을 지나자 반포한강공원 산책로가 나왔다. 공사장 경계에서 한강공원까지는 걸어서 약 5분 거리였다.
한강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서울반포초와 반포중, 세화여중·세화여고·세화고 등이 눈에 들어왔다. 서울반포초는 이달 1일 재개교했고 반포중은 개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가칭 반포2초·반포2중까지 들어서면 서쪽 단지와 동쪽 단지 주변으로 학교가 촘촘하게 자리 잡게 된다.
일반분양 예정 물량은 1832가구다. 전용면적별로 ▲59㎡ 281가구 ▲80㎡ 23가구 ▲84㎡ 1358가구 ▲99㎡ 82가구 ▲114㎡ 44가구 ▲130㎡ 44가구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가 전체 일반분양 물량의 약 74%를 차지한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는 전용 59~212㎡ 10개 면적과 펜트하우스인 PH168·PH212·PH234㎡ 등 총 13개 타입의 평면도가 공개돼 있다. 전용 146㎡ 이상 대형 주택형은 조합원 물량에 집중됐고 일반분양은 전용 59~130㎡로 구성된다.
분양가가 얼마로 책정될 지가 청약시장 대기자들의 최대 관심사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일반분양가가 3.3㎡당 900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용 84㎡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30억원 수준이다.
인근 한강변 신축 아파트의 전용 84㎡는 최근 50억원을 넘어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7㎡는 지난 8월 53억9000만원,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95㎡는 지난 6월 56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단순 비교하면 반디클 예상 분양가와 인근 신축 아파트 실거래가의 차이는 약 20억원이 넘는다. 이 때문에 반디클 일반분양을 두고 이른바 '로또 청약'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다만 높은 시세 차익이 예상되더라도 실제 청약에 나설 수 있는 수요층은 제한적이다. 현행 대출 규제상 2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2억원으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분양가가 30억원대로 예상되는 전용 84㎡에 당첨되더라도 계약과 잔금 마련을 위해 20억원대의 현금을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한다.
반디클의 입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한강이다. 단지에서 서래섬나들목을 통해 반포한강공원으로 걸어갈 수 있고, 향후 한강 덮개공원까지 조성되면 보행 접근성은 더 좋아질 전망이다.
다만 일반분양 당첨자가 한강 조망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조합원 동·호수 배정이 먼저 이뤄진 데다 한강변 중대형 주택형 상당수가 조합원 물량으로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반분양 물량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가구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일반분양 물량 중 한강 조망이 가능한 가구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반분양 물량의 정확한 동·호수와 조망은 모집공고와 배정 자료가 공개돼야 판단할 수 있다.
일반분양 시점은 오는 11월로 거론되지만 변동 가능성도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중 분양한다는 계획"이라며 "분양 일정은 유동적이라 아직 정확하게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5007가구 안에서도 동별 선호도가 크게 갈릴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고속터미널 상권과의 거리, 동작역과 학교 접근성, 한강 조망, 앞동 간섭 등이 주요 관심사다.
입지나 규모 면에서 한강변 대장주로 꼽히는 만큼 이미 유명 연예인들의 소유 소식도 화제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은 2018년 11월 전용 140㎡를 40억8000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된 108동·남은 한신상가…구반포도 변화 중
구반포 일대의 변화는 아파트에만 그치지 않는다.
사업지 북측에서는 옛 반포주공 108동 부지에서 올림픽대로 상부를 거쳐 반포한강공원으로 이어지는 연결공원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올림픽대로 위 약 1만㎡ 구간은 이른바 '덮개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108동은 당초 재건축 단지의 옛 모습을 남기는 '한 동 남기기' 대상으로 지정돼 주거역사박물관으로 활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토지 이용의 비효율성과 사유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조합원 반대가 이어졌고, 조합은 2023년 보존계획 철회를 의결했다. 올해 7월 철거가 진행되면서 현재는 건물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서울시는 108동 자리에 2층 규모 건물을 새로 지어 주말에는 공공예식장, 평일에는 전시관 등 문화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덮개공원과 연결로까지 완성되면 주거지에서 올림픽대로를 건너지 않고 지상으로 한강공원에 접근할 수 있다.
다만 인허가와 발주·시공 절차가 남아 있어 아파트 준공과 동시에 이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신축으로 바뀔 반디클 아파트 인근에는 1974년 준공된 한신상가아파트가 자리하고 있다.
한신상가아파트는 아파트 40가구와 상가 118개 점포로 구성된 주상복합단지다. 1999년 반포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수립 당시 부지가 도시계획시설상 ‘시장’으로 분류되면서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구역에서 제외됐다.
최근 일부 소유주가 한신상가 부지와 108동 공공기여 부지를 맞교환하고 신축 주택을 배정해 달라는 취지의 민원을 냈지만,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데다 상가를 포함한 다수 소유주의 권리관계를 풀어야 해 조합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보존하려던 108동은 철거됐지만 사업구역 밖 한신상가는 새 아파트 사이에 남게 된 셈이다.
구반포역 일대는 앞으로 주거지 자체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반디클 5007가구에 인근 래미안 트리니원 2091가구까지 입주를 마치면 구반포역 일대에는 7000가구가 넘는 신축 주거지가 형성된다.
대규모 입주에 맞춰 근린생활시설을 중심으로 상권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반포 일대의 높은 임대료가 변수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반포 일대 임대료가 높은 만큼 대규모 입주만으로 상권의 성공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며 "부동산이나 병원, 학원 등 생활밀착형 업종뿐 아니라 외부 방문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점포가 들어설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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