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지약물' 불법인데…"암암리에 고가유통"[미프진 급물살①]

기사등록 2026/09/12 13:01:00 최종수정 2026/09/12 13:28:23

임신중지 약물 '미프진', 헌법재판소 판결 7년만 급물살

미국, 영국 등 주요 100여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약물


[서울=뉴시스] 이른바 '먹는 낙태약'인 미프진(Mifegyne) (사진=엑셀긴 홈페이지 화면 캡쳐). 2020.10.07.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임신중지 약물인 ‘미프진’이 국내 도입이 유력해졌다. 낙태죄 처벌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진지 7년 만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프진은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을 성분으로 하는 임신중지(의학적 임신중절) 약물이다. 수술로 임신을 중지하는 대신 약물을 이용해 자궁에서 임신 조직이 배출되도록 한다.

임신 유지에 필요한 프로게스테론의 작용을 차단하는 미페프리스톤과 자궁을 수축시켜 임신 조직이 배출되도록 하는 ‘미소프로스톨’을 함께 복용하는 방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5년 미프진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했고, 현재 100여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1988년 프랑스에서 처음 허가된 이후 주요국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 병용요법을 임신 70일(10주) 이내에서 사용할 수 있게 승인하고 있다.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연구도 상당히 축적된 상태다. 2015년 피임·생식보건 분야의 전문 학술지 ‘Contraception’에 게재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63일 이내 임신에서 해당 요법의 성공률은 약 97.7%였으며, 입원이 필요한 감염이나 수혈은 매우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미프진을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게 허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오랜 기간 있어왔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9년 4월 11일 여성의 신체 자기결정권을 이유로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어 국회가 대체 입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으나, 후속 입법인 모자보건법 개정안은 21대와 22대 국회를 거치며 모두 계류되거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으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역시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국내 제약사 현대약품은 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 복합제인 ‘미프지미소정’ 품목 허가를 2021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안전성·유효성 자료 보완 등을 거친 뒤 2024년 세 번째 품목 허가 신청에 나섰고, 식약처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프진은 불법으로 유통되기도 했다. 암암리에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거나 출처와 품질을 확인하기 어려운 중국산 복제약이 밀수입돼 안전성 문제도 불거졌다.

실제로 식약처 ‘임신중지의약품 온라인 불법판매 및 알선광고 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4년에는 741건, 2025년에는 682건으로 조사됐다. 최근 5년간(2021∼2025년) 불법 거래 적발 사례는 2971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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