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무산, 대학과 지역사회 시각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
학생 "공주대를 살려야" vs 시민 "공주시를 살려야" 주장
[공주=뉴시스]송승화 기자 =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의 통합 추진이 무산되면서 공주 지역사회에 선명한 갈등의 골이 드러났다.
공주대 구성원들은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고 봤지만, 지역 주민들은 "공주대가 사라지면 공주도 함께 흔들린다"며 반발했다. 대학의 생존과 지역의 생존이 충돌한 것이다.
투표 결과는 양측의 온도 차를 그대로 보여줬다. 공주대에서는 찬성 60.56%로 통합안이 가결됐다. 반면 충남대에서는 반대 53.42%로 부결됐다. 양 대학 모두 찬성이 우세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통합은 결국 무산됐다.
공주대 학생들에게 통합은 '위기'보다 '기회'에 가까웠다. 재학생 김모(22)씨는 "충남대와 통합하면 연구 인프라와 취업 기회가 더 넓어질 것 같다"며 "지금보다 큰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했다. 대학 경쟁력을 높이고 정부 지원과 연구 역량을 확대하려면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대학 밖으로 나오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공주 시민들에게 통합은 대학의 몸집을 키우는 문제가 아니었다. 오랫동안 공주의 상징 역할을 해온 공주대의 이름과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역 소멸'의 문제였다.
공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54)씨는 "공주대는 공주의 상징 같은 존재"라며 "통합 이후 공주대라는 이름이 사라지고 주요 기능까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면 지역 정체성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인들의 불안은 현실적이다. 대학생이 줄고 대학 기능이 축소되면 식당과 원룸, 상점 등 대학가 상권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대학은 큰 경쟁력을 얻을지 몰라도 지역에는 무엇이 남느냐"며 "학생과 교직원이 빠져나가면 결국 공주 시민들이 피해를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공주대 구성원은 '공주대를 살려야 한다'고 말하고 지역 주민은 '공주시를 살려야 한다'고 말한다. 같은 위기를 두고 해법이 정반대로 갈린 것이다.
정치권도 지역사회의 반발에 힘을 실었다. 더불어민주당 공주·부여·청양 지역위원회는 공주대가 통합 이후 사실상 외곽 분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대학 통합을 교육정책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경제와 지역 정체성의 문제로 본 것이다.
결국 같은 통합안을 두고 대학 구성원은 '대학의 미래'를 지역 주민과 정치권은 '공주의 미래'를 걱정했다. 공주대학교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지, 자립과 상생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가 지역과 대학 모두의 과제로 남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ssong100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