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거명령 40일' 인천공항…노숙인도 미화원도 한숨[출동!인턴]

기사등록 2026/09/12 15:30:00 최종수정 2026/09/12 15:33:27

넘치는 쓰레기·환경미화원과의 실랑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노숙인 체류 숙제

[인천공항=뉴시스] 김선우 인턴기자 =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도착장 의자에서 잠을 청하는 남성의 모습. 2026.09.11.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공항=뉴시스]우은식 기자, 김선우 인턴기자 = 지난 여름 무더위가 한창일 때 수십 명의 노숙인들이 인천공항에 머물면서 공항 이용객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7월30일 노숙인 16명에게 퇴거명령을 내렸다.

그로부터 40여일이 지난 공항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지난 10일 인천공항을 찾아가 봤다. 일단 날씨가 선선해진 탓인지 공항 내부에는 예전에 언론 보도됐던 만큼 노숙인들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다 제2터미널 도착장 근처 의자에 한 노인 남성이 잠을 청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일반적인 여행객의 모습과는 달리 그의 주변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담긴 음료 한 통과 쓰레기들이 놓여 있었다.

이날 제 1터미널과 제 2터미널을 이곳 저곳 둘러본 결과 3명의 노숙인을 만날 수 있었다.

취재진이 다가가 인터뷰를 시도하자 이들은 대화를 거절하거나 방해하지 말라며 손사래를 쳤다. 

공항에서 근무하고 있는 환경미화원 A씨를 만나 얘기를 건네보니 "퇴거명령을 내렸다는 소식만 들었지 아직 그대로예요. 저희는 전혀 못 느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또 다른 미화원 B씨는 “보통 이곳에 계신 분들은 오래전부터 생활하신 분들”이라며 “2~3년 머문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지난 2020년5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 한켠에서 60대 노숙인이 자신의 짐을 이곳으로 옮겨 사용하고 있다. 2020.05.10.mania@newsis.com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뉴시스에 “9월 9일 기준 공항에 머무는 노숙인은 11명으로 파악됐다”며 “매일 모니터링 중인 결과 구체적인 인원은 날짜마다 다르다”고 밝혔다.

미화원들은 장기 체류에 대한 문제로 공항 내 위생 환경 저해와 자신들을 향한 위협을 꼽았다.

미화원 C씨는 "일반 이용객들이 사용하는 의자에 누워 장기간 체류하다 보니 일부 고객이 직접 찾아와 민원을 넣기도 한다"고 전했다.

공격적인 일부 노숙인들의 행위도 문제로 꼽혔다.

미화원 D씨는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는 등 위생을 저해하는 행위를 해 이를 제지하면 언성을 높이는 경우가 잦다”며 “일부는 미화원에 대한 보복으로 변기에 휴지를 가득 넣어 막아두기도 한다”고 전했다.

미화원 A씨는 “청소 중 노숙인으로부터 위협받는 일이 빈번하다"며 "방금 전에도 본인 신발을 건들지 말라 하더니 청소 카트를 발로 차고, 당장이라도 때릴 것처럼 다가왔다"고 말했다.

[인천공항=뉴시스] 박주성 기자 = 홈리스행동이 12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인천공항 홈리스 퇴거조치 중단 및 피해자 권리보호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8.12. park7691@newsis.com
A씨와 마찰을 빚었다는 노숙인에게 입장을 묻고자 했으나, 해당 노숙인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퇴거명령만으로 노숙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공항을 찾은 이용객 배시연(30)씨는 “퇴거당한 노숙인들이 거처를 구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노숙인 지원 체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홈리스행동 이동현 활동가는 "공공장소에 거주하는 홈리스(노숙인)를 내모는 건 풍선효과만 야기할 뿐"이라며 "공사와 인천시가 협력해 홈리스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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