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에도 고평가 부담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저장장치 업체 장보룽전자(江波龍電子)가 8일 홍콩 증시에 상장했지만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와 실적 급증에도 높은 기업가치와 재고 부담, 현금흐름 압박 등이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홍콩경제일보와 경제통, 재신쾌보에 따르면 장보룽전자는 이날 홍콩 메인보드에서 공모가와 같은 236홍콩달러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주가가 약세로 돌아서 장중 232.4홍콩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종가는 공모가보다 1.02% 하락한 233.6홍콩달러로 폐장했다.
거래량은 738만4400주이며 거래대금이 17억2830만 홍콩달러(약 2960억원)에 이르렀다.
1주당 50주 단위로 거래하는 점을 고려하면 공모가 기준으로 거래비용을 제외하고 1주 단위 거래에서 120홍콩달러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장보룽전자 장중 최고가는 236.6홍콩달러이고 231.2홍콩달러가 최저가다.
종가를 토대로 산출한 장보룽전자의 시가총액은 2046억3400만 홍콩달러(35조130억원)에 이른다. 회사는 홍콩 상장을 통해 70억7500만 홍콩달러 자금 조달해 연구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장보룽전자는 컴퓨터와 통신기기 등 정보기기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저장장치 제품을 생산한다. 반도체 메모리를 조달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저장장치로 설계하고 제품화한다. 'FORESEE' 등 브랜드를 통해 컴퓨터와 스마트폰 및 차량용 기기 등에 쓰는 저장장치를 판매한다.
AI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수혜도 받고 있다. 2026년 1~4월 매출은 147억 위안(2조941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2.4배로 급증했다. 순이익은 64억 위안 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는 1억5000만 위안 적자를 냈다.
8일 장보룽전자는 선전 증시에서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여 전일보다 0.64위안, 0.18% 올라간 358.86위안으로 마감했다.
장보룽전자는 7일 홍콩 상장 전 장외거래에서 뚜렷한 투자 열기가 나타나지 않았다. 장외 주가는 주로 233~234홍콩달러에서 움직였으며 공모가보다 약 1% 낮은 수준이었다.
전체 등락폭도 5%를 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상승 탄력이 크지 않은 동시에 낙폭도 제한적인 흐름으로 평가했다.
청약에서도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를 엿보였다. 홍콩 공모 물량에는 최종적으로 26배 정도의 초과청약이 몰렸다. 2026년 상반기 홍콩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평균 초과청약 배수인 260배와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장보룽전자는 2026년 상반기 순이익이 10배 넘게 증가하고 매출총이익률도 11%에서 58%로 높아졌다. 그러나 실적 개선이 높은 청약 열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회사는 2022년 선전 증시에 상장했으며 홍콩 증시 상장은 중복상장에 해당한다.
이번 장보룽전자의 홍콩 상장은 최근 홍콩 기업공개(IPO) 시장 열기가 식고 종목별 차별화가 커지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됐다.
2026년 상반기 홍콩 신규 상장 종목의 상장 첫날 평균 종가 상승률은 37.4%이며 공모가를 밑돈 종목 비율은 14.3%에 불과하다.
하지만 7월 이후 신규 상장한 18개 종목의 첫날 평균 상승률 은 0.9%로 떨어졌고 공모가 하회 비율은 38.9%로 높아졌다.
자금 여건이 빠듯해진 데다가 신규 상장 종목 사이 기업가치와 사업 경쟁력 차이가 커지고 일부 신규 상장주는 아직 홍콩과 중국 본토 간 교차거래 제도인 홍콩·중국 증시 연계거래에 편입되지 않은 점 등이 투자자들의 공모주 투자 열기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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