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오아시스:돈 룩 백 인 앵거' 리뷰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다큐멘터리 '오아시스:돈 룩 백 인 앵거'(9월9일 공개)는 밴드 오아시스의 <live '25=""> 투어를 담고 있으며 러닝타임 123분 간 그들의 대표곡을 무대 퍼포먼스와 함께 들을 수 있는 작품이긴 하나 공연 실황 영화가 아니다. 이건 정서에 관한 영화다. 오아시스라는 정서, 오아시스 노래라는 정서 말이다. 이 영화는 마치 관객에게 묻는 듯하다. '오아시스는 당신에게 무엇입니까.' 동시에 오아시스의 두 주축 갤러거 형제에게 똑같이 질문하는 것 같다. '오아시스는 당신에게 무엇인가요.' 오아시스 노래에 빠져본 적 있는 관객에게 이 영화는 전율이 된다. 오아시스와 그들의 노래를 몰랐다고 해도 생물처럼 살아가는 음악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2009년 8월28일 오아시스 파리 콘서트는 공연 직전 취소됐다. 남은 유럽 투어 역시 무산. 파리 무대에 오르기 전 노엘 갤러거와 리엄 갤러거가 대기실에서 크게 싸웠고, 그날 이후 갤러겨 형제는 사실상 의절했다. 1994년 데뷔 이후 사사건건 충돌해온 두 사람 관계가 결국 파탄난 것이다. 각자 음악 활동을 하긴 했으나 그날 이후 오아시스는 없었다. 16년 간 문자 메시지 한 번 주고 받지 않은 두 사람은 2025년 극적 재결합, 오아시스 월드투어를 선언한다. 갈라서던 그때 40대 초반이었던 노엘은 환갑이 멀지 않은 나이가 됐고, 노엘보다 5살 어린 리엄 역시 5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었다. '오아시스:돈 룩 백 인 앵거'는 갤러거 형제와 오아시스 투어를 쫓는다.
당연히 갤러거 형제가 주인공이겠으나 '오아시스:돈 룩 백 인 앵거'는 그들의 투어를 찾은 관객을 그저 군중으로 뭉뚱그리지 않는다. 어쩌면 이 영화는 노엘·리엄 못지 않은 비중으로 팬을 공들여 담는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관객은 오아시스 재결성에 열광하거나 그들의 노래에 환호하기만 하는 객체가 아니다. 말하자면 관객 또한 오아시스다. 웨일스 카디프를 시작으로 맨체스터·더블린·시카코·토론토·패서디나·멕시코시티·서울·상파울루 등에서 관객은 각자 방식으로 다시 만난 오아이스를 또 한 번 마음에 품는다. 눈물 흘리고, 기도하고, 끌어안고, 주저앉고, 미치고, 소리 지르고, 오아시스의 노래를 주체로서 따라부르는 그들이 있기에 갤러거 형제의 재회에도 의미가 생긴다.
'오아시스:돈 룩 백 인 앵거'는 오아시스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이면서 동시에 오아시스 음악에 관한 영화다. 더 나아가 음악에 관한 영화다. 이 영화엔 화려한 록스타이자 진지한 음악인으로서 그들이 삶과 노래를 대하는 태도가 있다. 세대를 망라하며 30년 간 살아남은 오아시스 노래를 향한 헌사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기쁨이 된 음악이, 응원이 된 음악이, 구원이 된 음악이, 친구가 된 음악이 있다. 노엘은 말한다. "밴드가 밴드 이상이 돼선 안 돼. 밴드는 밴드일 뿐이야. 슈퍼히어로가 아니라고." 그러나 누군가에게 그들은, 그들의 음악은, 그리고 음악 그 자체는 때론 그것 이상이 된다. 그래서 팬들은 16년이란 세월을 기다릴 수 있었고, 그렇게 오아시스는 그들 외침대로 영원히 산다(live forever).
그러거나 말거나 이 작품은 갤러거 형제가 16년만에 한 무대, 한 자리에서 오아시스 노래를 부르고 농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차고 넘치는 팬 서비스 된다. 노엘과 리엄이 손을 맞잡고 무대에 오르는 장면이 반복될 때 관객은 시쳇말로 오아시스뽕에 취한다. 오아시스의 수많은 명곡을 라이브 실황으로, 극장 사운드를 통해 들을 수 있는 것도 흔치 않은 기회. 특히 'Live Forever' 'Don't Look Back In Anger' 'Champagne Supernova'가 연달아 나오는 마지막 대목은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다. 노엘의 기타 리프는 여전히 영혼을 깨우고, 리엄의 패션과 무대 매너는 2026년에도 쿨하다. 갤러거 형제 특유의 시니컬한 유머는 이들이 늙어가고 있긴 해도 여지 없이 우리가 아는 그 갤러거 형제라는 걸 알려준다. 오아시스는 오아시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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