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사 기로까지 선 김승원 의혹…'타임라인' 다시 보니

기사등록 2026/09/09 05:00:00

브로커 문자 식약처장에 전달…'직권남용' 고발

벤처 대표, 브로커 후원금 500만 뇌물약속 기소

"공적 민원"이라고 하지만 배치되는 정황 산적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한 뒤 승강기에 탑승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9.0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코로나19 신약 임상 청탁' 의혹으로 경찰의 재수사 기로에 섰다. 김 후보자는 공익 민원을 단순히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배치되는 정황이 드러나며 논란은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9일 바이오·제약 벤처기업 제넨셀 대표 강모씨와 양씨의 공소장 및 판결문에 따르면, 양씨는 2020년 경희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이수하던 중 지도교수 소개로 같은 대학 교수인 강씨를 알게 됐다.

강씨는 2016년 8월 '담팔수' 추출물을 주성분으로 하는 'ES16001'을 상용화하려 제넨셀을 설립했는데, 2021년께부터 화장품 제조 및 도·소매 업체인 G사를 운영해 오던 양씨와 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金, 브로커 문자 식약처장에 전달…500만원 후원금 타진

강씨는 같은 해 1월부터 ES16001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기관에서 사전 상담을 받는 등 준비에 나섰다.

같은 해 6월 식약처에 임상 승인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그해 9월 마감이 다가온 코로나19 신약개발 관련 국책사업 지원이 이뤄지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그해 9월 초부터 양씨에게 '정치권 인사를 통해 임상시험이 승인되도록 도와주면 G사에 투자하는 등 경제적인 도움을 주겠다'며 청탁을 부탁했다.

이에 양씨는 그해 10월 6일부터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초선이던 김승원 후보자에게 '식약처에서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다.

양씨는 그해 10월 7일 김 후보자에게 전화를 걸어 "식약처에 이제 이 제넨셀 조금 파악을 해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사실 들었어요"라고 했고, 메일로 ES160001 개발 현황 자료도 보냈다.

양씨는 다음 날 "엉아(김승원을 지칭) 처장님께 말씀 부탁드립니다"라고 했고, 김 후보자는 "오케"라고 회신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12일 김 전 처장에게 전화를 걸어 '잘 챙겨봐 달라'는 취지로 요청하고, 양씨에게 "일단은 확인해서 나한테 다시 보고를 해 주신다고 하니까 한번 좀 기다려보시고"라고 답했다.

같은 날에는 양씨로부터 "생약제제과, 임상제도과, 통계분석팀 3군데에서 업무분장이 돼 있다. 담당 실무들이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는 문자를 받은 뒤 이를 김 전 처장에게 전달했다.

김 후보자는 김 전 처장에게 해당 문자를 전하며 "회사는 제넨셀입니다. 국부유출도 걱정되어 말씀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처장님"이라고 했다. 김 전 처장은 "잘 챙기도록 실무진에게 전달했습니다"라고 회신했다.

식약처는 같은 달 18일 강씨 측의 최종 보완자료를 접수하고, 26일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에서 취재진이 김 후보자를 기다리고 있다. 2026.09.09. photo1006@newsis.com
2021년 12월 9일 양씨는 강씨에게 "승인 건으로 힘써주신 김승원 의원님께 500만원 후원금 부탁드린다"고 메일을 보냈다.

같은 해 12월 22일에는 강씨에게 "이재명 라인은 승원 옵(오빠 약칭, 김 후보자)인데 보답을 못 해 다시 부탁하기 그렇고요"라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후 강씨 요청에 따라 양씨는 김 후보자에게 "교수님이 감사로 후원금 넣는다고"라며 계좌번호를 물었고, 김 후보자는 계좌번호와 함께 "고마워"라고 답했다.

다만 김 후보자가 후원금 한도액을 다 채운 탓에 송금이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서부지검은 이 대목에 대해 강씨와 양씨에게 김 후보자 알선에 대한 대가 명목의 뇌물공여약속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두 사람을 2024년 12월 기소했다.

다만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500만원의 뇌물에 대해 실제 수수가 이뤄지지 않았고, 코로나19 유행 시기 임상시험 승인을 신속히 처리해 달라는 취지로 부탁한 것 자체는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기소유예 처분했다.

김 후보자 측은 "청탁이 아닌 공익적 고충민원 단순 전달"에 해당한다고 해명한다. 강씨의 1심 재판부가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대목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한다.

재판부는 김 후보자에 대한 양씨의 부탁에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을 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면서, 강씨가 양씨를 통해 김 후보자에 대한 알선 대가를 명시적으로 약속했다는 근거 역시 부족하다고 봤다.

◆강씨-양씨, 청탁 과정서 사익 추구…'공익성 고충 민원' 배치 정황

하지만 강씨와 양씨가 '임상 청탁'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사익 추구 행위를 해 왔던 것으로 드러난 만큼, '공익성 고충 민원'이라는 해명이 힘을 얻지 못하는 모습이다.

공소장과 판결문에 따르면 강씨는 임상시험 승인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 2021년 9월부터 세종메디칼에 접촉하는 등 투자금 모집에 주력했다.

같은 해 10월 19일 세종메디칼과 제넨셀 주식 66만주를 약 63억원에 양도하고 제넨셀이 발행한 5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CB,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권리)를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113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것이다.

강씨는 이 정보를 그해 10월부터 양씨와 공유해 왔다.

강씨는 세종메디칼과 계약을 체결한 다음 날 양씨에게 '저기(세종메디칼) 주워 담아, 곧 올라'라는 문자를 보냈다. 당일 양씨에게 1억원을 보내 매수를 권유하고, 양씨는 약 1억27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사들였다.

2021년 7월 1000원대였던 세종메디칼 주가는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한 달여 만에 6000원대까지 급등했고, 같은 해 10월 식약처의 제넨셀 임상 승인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엔 8000원선까지 뛰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 참석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09.09. jhope@newsis.com
강씨는 같은 해 12월 제넨셀을 통해 양씨가 운영하는 G사의 CB 6억원 상당을 인수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당시 G사의 상태가 자금경색으로 제조 설비조차 마련할 수 없는 상태였다며, 제넨셀의 CB 인수를 정상적인 투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강씨는 1심에서 미공개 정보 공유에 따른 자본시장법 위반, G사에 대한 6억원 상당의 투자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유죄를 인정받았다.

나아가 식약처에 조작·누락된 자료를 내 임상시험을 승인받고 이를 토대로 국가지원금을 타내려 한 위계공무집행방해, 약사법 위반 등 혐의도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강씨, KH그룹 사외이사 이력…金-양씨 관계 의혹도 여전

대장동 개발 비리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에 등장한 KH그룹 계열사와의 연관성이 의심되는 정황도 나왔다.

제넨셀 실소유주 강씨는 2018년 4월 30일 KH필룩스의 사외이사에 선임돼 2020년 8월 28일까지 약 2년 5개월 동안 재직했다.

KH그룹은 이재명 대통령 연루 의혹이 제기된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자금 은닉 및 지분 거래 등으로 관여된 회사로 알려졌다.

강씨와의 연결고리인 양씨가 김 후보자와 어떤 관계인지도 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다.

김 후보자는 지난 4일 "2022년 2월께 사적 모임에서 양씨 등을 우연히 마주쳤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2023년 4월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만남을 조율한 정황이 담긴 두 사람의 녹취록을 공개하며 거짓 해명이라는 의혹이 증폭됐다.

김 후보자는 7일 "법조인들이 잘 가는 음식점, 카페 같은 곳에서 처음 손님으로 알게 됐고 그 이후 별다른 교류 없다가 근로기준법 사건 변호를 맡았다. 성공한 여성 기업가로서 존중하고 친한 후배로서 지내온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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