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내려가자 돌아온 外人…'자사주 후광' 벗어나는 코스피 향방은

기사등록 2026/09/09 06:00:00

자사주 매입 10월 마무리 관측…공백 우려 속 외국인 향방 촉각

환율·AI 모멘텀에 외국인 매수세…중동 리스크·9월 변동성은 '변수'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지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주요 지수가 표시 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거래일 보다 16.76포인트(0.26%) 상승한 6579.48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3.77포인트(1.71%) 하락한 790.21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9.4원 내린 1359.3원에 주간 거래를 종료했다. 2026.09.03.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코스피 하단을 지지해 온 가운데,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가세하며 국내 증시의 수급 구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시적인 자사주 매입 이슈가 소멸된 이후 수급 공백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는 만큼,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후속적인 자금 유입이 증시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지난달 20일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기타법인의 순매수 규모는 20조559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4조4073억원, 5조8907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두 기업의 자사주 취득은 당초 공시된 11월보다 한 달가량 앞선 10월 중순께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증권가에서는 지난 7월부터 이어진 급락 국면에서 이들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지수 하단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시한이 정해진 한시적 방안인 만큼, 매수 물량이 소진된 이후 수급 공백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증시의 상승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외국인 등 시장 참가자들의 후속적인 매수세 유입은 필수라고 강조한다.

최근 외국인의 수급 전선에는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4일부터 3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기록하며 이달 누적 순매수 규모는 1조4120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지난 7월부터 두 달간 미국·이란 교전과 반도체 고점 논란 등으로 21조8300억원을 팔아치우며 증시를 이탈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변화다.

외국인의 수급 개선에는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500원대 중반까지 치솟으며 외국인 자본 이탈을 부추겼던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앉으면서,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 기대감이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신뢰 회복도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오픈AI가 신규 AI 모델 '아스트라'를 출시하면서 AI 인프라 투자 효율성을 입증하며 메모리 칩 수요 기대를 키웠고, 엔비디아의 허깅페이스 인수 소식 역시 국내 AI 관련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과 서비스 상용화를 앞당길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격한 디레버리징(차입 청산) 과정에서 이탈한 개인투자자의 심리를 돌려세우기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펀더멘털에 민감한 외국인의 유입 여력이 단기적으로 코스피 회복력에 유의미한 지표"라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의 매도세 집중으로 지분율이 크게 낮아진 상태여서 포지션 상당 부분이 비어 있는 만큼, 향후 비중 확대 과정에서 추가 수급이 유입될 여지가 크다"고 짚었다.

다만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추세적으로 안착할지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전쟁에 따른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되며 국제유가는 7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글로벌 증시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전날 코스피 역시 뉴욕증시 휴장 속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시설 공격 소식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대두되자 약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미국 장기 국채금리 급등세와 더불어 오는 10일 선물·옵션 동시만기,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및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 주요 이벤트가 맞물리면서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9월이라는 계절적인 특수성도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9월 코스피는 6번 상승했음에도 평균 수익률은 0.84% 하락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간선거가 있는 해의 9월에는 선거 및 정책 불확실성으로 계절적 약세가 확대되는 특성이 있다"며 "코스피는 수출주 비중이 높고 외국인 수급 의존도가 커 미국 증시의 9월 부진이 외국인 투자 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및 미 국채 금리 상승, 연준의 금리 인상 경계감 등이 맞물려 이달 중순까지는 수급 공백과 매크로 경계감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외국인 수급이 본격적으로 채워지기 위해서는 중동 긴장 완화, 장기 금리 진정, 9월 FOMC의 불확실성 해소, AI 반도체 이익 전망의 추가 상향 등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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