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 7억1178만원…전년 대비 9.2% 상승
전세대출 금리 최고 6.61%…2억원 빌리면 月 이자만 100만원
보증금 낮은 월세·서울 외곽으로 밀려나…전세의 월세화 가속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계약 만료가 다가오는데 전셋값은 수천만원씩 오르고, 대출 금리까지 뛰니 어디로 옮겨야 할지 막막합니다."
서울 강서구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직장인 한모(39)씨는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계약 갱신 여부를 묻는 연락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지금 사는 집을 계속 살자니 오른 보증금을 마련해야 하고, 다른 집을 알아보자니 비슷한 조건의 전셋집 역시 가격이 크게 올라 있어서다. 게다가 부족한 보증금을 전세대출로 충당하려 했지만, 금리가 6%대까지 올라 부담이 만만치 않다.
한국은행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며 기준금리가 1년 9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선 가운데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주택 임대시장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금리 상승의 여파가 전세대출로 번지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도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사상 처음으로 7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전세대출 금리까지 6%대로 오르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보증금’과 ‘이자’ 모두 동시에 가중되고 있다. 치솟은 전셋값을 대출로 메우려던 세입자들은 더 많은 돈을 빌리고,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출 금리를 좌우하는 조달비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4월 이후 넉 달 연속 상승했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18%로, 2024년 12월(3.22%) 이후 1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도 치솟았다. KB부동산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7억1178만원으로 전월보다 720만원(1.0%) 올랐다. 지난 7월 7억458만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 7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8월 6억5179만원과 비교하면 5999만원(9.2%) 오른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2023년 7월 5억6981만원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37개월 연속 올랐다. 3년여 만에 평균 전셋값이 1억4197만원, 24.9% 뛰었다.
전셋값이 치솟고 전세 매물을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을 이용하기도 부담스러워졌다. 주요 은행의 2년 고정형 전세대출 금리는 지난달 말 기준 연 4.01~6.61% 수준으로 집계됐다. 금리 상단이 은행별로 0.39~0.73%p(포인트) 높아졌다. 가령 전세대출로 2억원을 빌렸다면 연 6% 금리에서는 매달 약 100만원을 이자로 내야 한다. 연 4%였을 때보다 월 부담이 약 33만원, 연간으로는 400만원가량 늘어난다. 전셋값이 오른 데다 대출 이자까지 불어나면서 세입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이중 부담'이 발생하는 셈이다.
주택 임대시장에서는 전세대출 금리 상승이 월세 전환을 가속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대출이자와 세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고, 전셋값 상승분을 감당하기 어려운 세입자는 대출을 늘리는 대신 상대적으로 보증금이 낮은 월세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과 대출금리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 형태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전셋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대출금리까지 상승하면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주거비가 크게 늘어난다"며 "특히 목돈 마련이 어려운 실수요자일수록 높은 보증금을 감당하기보다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내는 방식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전셋값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전세 수요가 서울 외곽이나 경기 등 상대적으로 주거비가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월세로 전환하는 흐름이 빨라질 수 있다"며 "결국 전세 매물 부족과 금융비용 상승이 맞물리면서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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