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T 임시이사회서 '세부 이행방향' 의결…30년 족쇄 'PBS 폐지' 후속 로드맵 확정
기관별 '국가 핵심임무' 연내 발표…기본·전략연구 재편, '수주액 연동' 수당 폐지
인센티브 우수성과 중심으로 개편…NST 관리·감독 장치도 강화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연구자들을 연구비 조달을 위한 과제 수주 경쟁으로 내몰며 '연구실 칸막이'와 '단기 성과주의'의 원흉으로 지목됐던 연구과제중심제도(PBS)가 폐지됨에 따라, 출연연 운영 체질 전반을 뜯어고치는 세부 이행 로드맵이 공식 확정됐다.
연구자들은 이제 생존을 위해 소규모 외부 과제를 따러 다닐 필요 없이 국가가 지정한 '전략적 핵심임무'에 전념하게 되며, 평가와 보상 역시 과제 수탁 규모가 아닌 실질적인 연구 성과 중심으로 전면 개편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8일 개최한 임시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출연연의 국가대표 연구기관 도약을 위한 포스트(Post)-PBS 세부 이행방향’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PBS 폐지 이후 출연연의 연구와 운영 방식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세부 이행방안으로 핵심임무 설정과 연구사업 개편, 평가·보상체계 개선 등을 담았다.
◆ "과제 쪼개기 사라진다"… 국가 핵심임무 중심 3대 R&D 재편
가장 큰 변화는 연구 사업 구조다. 앞으로 출연연은 각 기관마다 국가 차원에서 반드시 수행해야 할 핵심임무를 도출하고, 이에 맞춰 중장기 연구개발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과기정통부와 NST는 기관별 핵심임무를 확정해 연내 공식 발표하고, 이를 뒷받침할 중장기 R&D 로드맵과 포트폴리오 구축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개별 출연연의 사업 구조는 기존의 무분별한 외부 수탁 위주에서 ▲기관 고유 목적을 달성하는 '기본연구' ▲국가적 난제 해결 및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전략연구' ▲특수 목적의 '예외적 정부수탁' 등 3개 트랙으로 단순·체계화된다.
특히 국가적 중요도가 높은 연구는 여러 출연연이 단일 목표 아래 모여 산·학·연과 함께 뛰는 융합 연구 체계를 구축하며, 지역 산업 수요를 반영한 지역 특화 전략연구도 확대한다. 기관 평가는 R&D 사업 운영의 적절성과 임무 달성도를 중심으로 전환돼 예산 편성 및 성과 인센티브와 직접 연동된다.
◆ '과제 수주액 비례' 연구수당 폐지… 2027년 처우개선율 3.9% 반영
연구자 보상 방식도 바뀐다. 연구수당 등 인센티브를 과제 수탁규모와 연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우수 성과를 낸 연구자에게 더 보상하는 구조로 개편한다.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처우 개선도 추진한다. 정부의 2027년도 예산안에는 출연연 처우개선분 3.9%가 잠정 반영됐다. 과기정통부와 NST는 연구인력 유출을 막고 우수 연구자를 확보하기 위해 출연연 보수체계 전반을 조사하고 별도의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관별로 분산된 공통행정 기능은 NST 중심으로 전문화한다. 각 출연연의 연구지원 기능은 연구자 근접지원 중심으로 정비한다.
NST의 역할이 커지는 만큼 관리·감독 장치도 함께 강화한다. 신설조직 운영평가를 도입하고 자체·외부감사도 확대한다. NST와 출연연 간 상호 인력교류를 정례화하고 정기적인 패널조사를 통해 현장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체계도 구축한다.
◆ 기술이전·창업도 공동 대응…출연연 브랜드 묶는다
출연연의 기술이전과 사업화 지원체계도 강화한다.
개별 출연연이 수행하기 어려운 대형 기술이전과 딥테크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총괄 기술이전전담조직인 '총괄 TLO'를 정식 조직화한다. 이해충돌 규제 정비 등 사업화 친화적 제도개선도 지속 추진한다.
기관별로 대응해온 홍보와 국제협력은 범출연연 차원의 공동대응 체계로 전환한다. 출연연 전체가 하나의 국가 연구기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도록 대외소통도 체계화한다.
과기정통부와 NST는 오는 9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을 시작으로 기관별 정책설명회를 개최한다. 11일에는 NST 이사진과 23개 출연연 기관장이 참여하는 출연연 경영협의회에서도 이번 이행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영식 NST 이사장은 "PBS 폐지 성패는 결국 이행 주체인 NST와 출연연이 얼마나 내실 있게 실행하느냐에 달려 있다"라며 "이번 이행방향의 후속 조치들이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NST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출연연이 ‘국가대표 연구기관’으로서 국가 산업을 뒷받침하고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핵심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축적된 역량과 자부심을 바탕으로 스스로 혁신해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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