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파나마운하청장 "물 부족에 수위 저하…통항량 더 줄일 수도"

기사등록 2026/09/08 11:35:30 최종수정 2026/09/08 13:10:24

최악 경우, 현재 32척→27척으로 낮춰야

3년마다 물 부족 발생…빈도 점점 잦아져

마로타, 40년 넘게 근무한 최초 여성 청장

[파나마시티=AP/뉴시스] 일리야 에스피노 데 마로타(Ilya Espino de Marotta) 신임 파나마운하관리청장이 7일(현지 시간)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9.0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일리야 에스피노 데 마로타(Ilya Espino de Marotta) 파나마운하관리청 신임 청장이 7일(현지 시간) 파나마 운하 수위가 물 부족으로 급격히 낮아지면서 선박 통항량을 추가로 줄여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나마 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약 50마일(80㎞) 길이의 해상 지름길로, 전 세계 무역량의 3% 이상을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취임한 마로타 청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파나마 운하의 일일 선박 통항량이 현재 32척에서 27척까지 감소할 수 있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파나마 운하는 통상 하루 평균 36척이 통과하며 올해 초 최대 40척이 지나갔다. 운하청은 12월~이듬해 4월 건기를 대비해, 오는 15일부터 선박량을 32척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기후 변화로 파나마 운하에서 약 3년마다 물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가뭄이 발생하는 연도가 점점 더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악의 경우에도 통항량은 2023년 기록했던 최저치인 하루 22척보다는 많을 것"이라며 "사전에 더 많은 물을 비축해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물 부족 문제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호르무즈 해협, 수에즈 운하 일대의 운송 차질이 커지는 가운데 발생했다. 우회 선박들이 파나마 운하로 몰리면서 이용량이 크게 늘고 있고, 운하청의 통항권 가격도 낙찰가도 치솟고 있다.

FT에 따르면 물 부족 사태, 이란 전쟁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1~2월 표준형 및 대형 갑문을 통과하는 선박의 평균 경매 비용은 각각 6만6150달러, 25만3180달러였다. 그러나 최근 47만8750달러, 125만 달러 수준으로 급증했다.

마로타 청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 기업 SK가스가 급행료로 사상 최고가 530만 달러(약 73억원)을 낸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가격은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하루 통항 횟수를 줄이면서 경매 기회가 더욱 중요해졌다"면서도 "향후 경매가를 섣불리 예측하고 싶지는 않지만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신규 저수지 건설 사업인 '리오 인디오(Rio Indio)'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 10~15척의 추가 통항을 가능하게 하거나 국민이 소비하는 식수량과 맞먹는 규모의 용수를 저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 사업은 2031년께 완공될 예정으로, 현재 해당 지역 주민들에 대한 보상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로타 청장은 "운하청은 선박 통항에 필요한 용수뿐 아니라 파나마 인구의 50%에 식수를 공급하는 파나마 운하의 호수들도 소유·관리한다"며 국민들에게 '사용할 물이 부족하다'고 말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일일 통항량을 줄이는 등 절수 방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나마 운하청이 자체 개발하는 신규 항구 2곳의 입찰 절차를 시작한 데 대해서는 "수익성이 뛰어난 사업으로 운하 수입원을 다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운하 용량이 거의 포화 상태에 도달한 상황에서 환적 허브로서의 입지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마로타 청장은 파나마 운하가 미국 관할이던 1985년부터 40년 넘게 운하에서 근무한 전문가로 알려졌다. 파나마 운하 관리권 반환, 수로 확장 등 굵직한 변화를 현장에서 지켜본 '운하통'으로, 최초의 여성 청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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