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퇀 드론 배송 직접 체험…통상 20~30분, 주말엔 주문 몰려 50분
누적 배송 100만 건 돌파…착륙장 인근선 ‘로봇 바리스타’ 손님맞이
5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 난산구 인재(人才)공원. 드론 배달 착륙장은 음식을 싣고 내려오는 무인기와 배달을 마친 뒤 다시 하늘로 날아오르는 기체들로 분주했다.
드론은 2~3분에 한 대꼴로 ‘윙윙’거리는 모터 소리와 함께 착륙장에 내려왔다. 중국 최초로 ‘인재’를 주제로 조성된 해변공원인 이곳은 최근 선전의 대표적인 ‘무인(無人) 기술’ 체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기자는 ‘중국판 배달의민족’으로 불리는 메이퇀(美團)의 드론 배달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착륙장을 찾았다. 현장은 드론 배달을 이용하거나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선전으로 체험학습을 온 타지역 초등학생들은 음식 상자를 싣고 날아온 드론이 착륙하자 신기한 듯 환호성을 질렀다.
◆드론 착륙하자 음식이 보관함으로 ‘쏙’
드론 배달 착륙 시설은 외관만 보면 일반 무인 택배 보관함과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보관함 상단에 드론 전용 이착륙 패드가 설치돼 있다는 점이다.
음식을 싣고 온 드론이 패드 위에 정밀하게 내려앉자 기체 하단에 매달려 있던 배송 상자가 보관함 내부로 자동 투입됐다. 동시에 주문자의 휴대전화로 수령 번호가 전송됐다.
해당 번호를 입력하자 ‘틱’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며 주문한 음식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문 과정도 간편하다. 착륙장 옆 안내판에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메이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연결된다. 드론 배달이 가능한 메뉴를 선택하고 본인 인증을 거치면 주문이 완료된다.
메이퇀 측은 주말마다 현장 직원을 배치해 외국인의 주문을 대신 접수하고 알리페이 등으로 결제를 돕는 방식으로 불편을 해소하고 있다.
현장 직원의 도움을 받아 레몬티 한 잔과 도넛 하나를 주문해 봤다. 배달비는 12위안(약 2400원)으로 일반 배달기사를 이용할 때보다 다소 비쌌다.
주문 가능 품목은 아직 제한적이다. 맥도날드와 KFC 등 패스트푸드 브랜드, 도미노피자와 일부 음료 브랜드 위주로 구성돼 있다.
현장에서 만난 메이퇀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음료 주문량이 많고 겨울철에는 따뜻한 음식 주문 비중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배달에는 통상 20~30분이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이날은 주말 저녁 주문이 몰리면서 음식을 받기까지 약 50분이 소요됐다.
잠시 뒤 주문한 물품을 실은 드론이 상공에 나타나 착륙 패드에 내려앉았다. 이어 기체에 매달려 있던 포장 상자를 보관함 안으로 내려보냈다.
수령 번호를 입력해 꺼낸 전용 배송 상자는 케이크 상자와 비슷한 형태였다. 이용자들은 대부분 보관함 옆에서 음식을 꺼낸 뒤 빈 상자를 접어 수거함에 반납했다.
하늘에서 음식이 배달되는 모습은 여전히 낯설었지만 주문부터 수령까지의 과정은 일상적인 음식 배달과 다르지 않을 만큼 매끄러웠다.
메이퇀에 따르면 최신형 배달드론은 영하 20도에서 영상 50도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눈과 비, 강풍 등 일정 수준의 악천후에서도 비행할 수 있다. 다만 안전 기준을 초과할 정도로 기상이 악화하면 운항이 중단된다.
드론 배송의 가장 큰 장점은 도로 정체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지가 넓지만 차량 접근이 어려운 공원과 관광지, 대학 캠퍼스 등에서 기존 지상 배달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반면 주문자의 현재 위치로 직접 배송되는 것이 아니라 지정된 착륙장까지 이동해야 한다는 점은 한계다. 비행 소음과 제한된 수송 중량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그럼에도 드론 배송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메이퇀은 2017년 저고도 물류 기술 개발에 착수한 뒤 2021년 선전에서 첫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누적 드론 배송 주문은 100만건을 돌파했다. 서비스 지역도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를 비롯해 홍콩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확대됐다. 배송 품목 역시 신선식품과 의약품 등으로 다양해지는 추세다.
이는 중국 정부가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저공경제(低空經濟·저고도 경제)’가 실험실을 벗어나 시민들의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하늘엔 배달 드론, 땅에선 로봇 바리스타
무인화의 물결은 지상에서도 이어졌다. 드론 착륙장에서 걸어서 10분 가량 떨어진 카페 부스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AI2 로보틱스(智平方·즈핑팡)’의 로봇 바리스타 2대가 손님을 맞고 있었다.
로봇에는 자체 개발한 ‘체화지능(Embodied AI)’ 모델과 카메라 6개, 라이다 1개가 탑재됐다. 주변 환경을 360도로 인식하면서 스스로 동작을 수행한다.
커피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과 말차, 칵테일 등 다양한 음료도 제조할 수 있다. 현재는 관리 직원이 함께 근무하지만 향후 완전 무인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로봇은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 상권에도 투입됐다. 최근에는 홍콩 란콰이퐁에서 칵테일 제조와 고객 응대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7년 조성된 77만㎡ 규모의 인재공원은 첨단 기술과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선전의 대표적인 시민 휴식 공간이다. 그러나 이날 공원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사람이 아닌 기술이었다.
하늘에서는 드론이 음식을 나르고 지상에서는 로봇이 커피를 만드는 풍경이 펼쳐졌다. 선전에서는 드론 배송뿐만 아니라 로보택시와 서비스 로봇 등 과거 기술 전시회에서나 볼 수 있던 장면들이 이미 현실이 됐다.
외국인의 이용 불편과 완전 무인화까지의 기술적 한계 등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선전이 추진하는 ‘무인혁명’은 어느새 시민들의 먹고 마시는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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