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확산만으론 해외 플랫폼 종속…"공급 역량 키워야"

기사등록 2026/09/06 10:00:00

글로벌 AI 경쟁 '풀스택'으로…핵심 기반은 해외 의존

"韓 승부처는 산업현장 구현…운영표준 선점해야"

[서울=뉴시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이수정 기자 = 국내 제조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자체 기술과 공급 기반을 갖추지 못하면 해외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글로벌 AI 풀스택 경쟁과 우리나라의 대응: AX 확산을 넘어 공급 역량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AI 경쟁이 반도체 칩이나 AI 모델 등 개별 기술의 경쟁을 넘어 전력 공급부터 칩·인프라·AI 모델·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풀스택'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국내 기업들이 제조 현장에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지만 이를 구동하는 핵심 기술은 상당 부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공급 기반을 키우지 않은 채 AI 도입만 확대할 경우 해외 플랫폼에 대한 종속이 심해져 과거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겪었던 것과 같은 공급망 문제가 AI 분야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메모리 분야 역시 이런 구조적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봤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AI 생태계 전체를 장악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보고서는 엔비디아를 '하드웨어 기점형',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를 '하이퍼스케일러형', 오픈AI·앤스로픽을 'AI 모델 기점형'으로 분류했다. 화웨이는 '주권형', 테슬라·xAI는 '피지컬 AI 통합형'으로 구분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AI를 먼저 도입한 뒤 공급 기반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AX를 추진하면서 데이터 전처리에 전체 개발 시간의 70~80%가 소요되는 등 기초적인 지능화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AI 활용이 늘어날수록 외산 솔루션 의존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산업연구원은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해 범용 AI 자체를 만드는 것보다 이미 만들어진 AI를 국내 산업 현장에 적용하고 고도화하는 분야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도체·방위산업 등에서 축적한 운영기술(OT)과 엣지 기술, 제조 경험과 엔지니어링 역량, 실제 공장 데이터 등이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AI가 공장의 설비와 공정을 어떤 방식으로 운용할지를 정하는 '운영 표준'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데이터 표준과 달리 제조 현장의 운영 표준은 아직 주도권이 정해지지 않아 제조 기반과 현장 데이터를 보유한 우리나라에 기회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현 산업연구원 AI디지털전환연구실장은 "AI 도입·확산이라는 수요 부문 정책과 AX 공급 부문의 육성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며 "공급 부문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전환해야 수요 확대가 국내 공급 역량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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