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세입자 구했는데 월세 3.3배 인상 요구로 결렬
21억 권리금 못 받고 계약금 반환한 세입자 소송
1·2심서 패소→대법 "감정 후 판단 바람직" 파기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부산 사상구 한 건물에서 약국을 운영하던 세입자 A씨가 건물주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본 원심을 깨 부산지법에 돌려 보냈다.
A씨는 2023년 4월 B씨가 월세를 종전 600만원에서 2400만원으로 4배 높여 줄 것을 요구하자, 그해 9월 상가를 나가기로 하고 새로운 임차 희망인 C씨를 구했다.
C씨는 A씨와 22억원 상당의 권리금 계약을 맺고 B씨와 협상을 벌였으나, 보증금 5억원에 월 차임 2000만원을 요구하자 월세가 너무 높다는 이유로 계약을 포기했다.
A씨는 권리금 계약이 해지되면서 C씨에게 계약금 성격으로 받았던 3000만원도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
건물주 B씨는 2024년 3월 A씨를 상대로 부동산을 돌려달라는 건물인도 소송을 냈고, A씨는 B씨를 상대로 권리금 손해 3000만원 등을 구하는 맞소송(반소)을 냈다.
A씨는 이후 항소심에서 청구액을 높여 권리금 전액에 준하는 21억5020만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요구했다.
권리금은 상가에서 새로 영업을 하려는 자가 기존 임차인 등에게 영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재산적 가치를 넘겨 받는 대가로 지급하는 금전 등을 말한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는 임대인(건물주)이 계약 만료 6달 전부터 높은 차임을 요구하는 등 기존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하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임대인이 배상할 책임을 진다.
1, 2심은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가 증액을 요구한 차임이 권리금 회수를 방해했다고 볼 만큼 현저히 높은 수준에 있다고 볼 증거 등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 주장을 받아들여 해당 부분 소송의 하급심 결론을 뒤집는 취지로 원심 법원에 돌려 보냈다.
B씨가 새로운 세입자에게 요구한 월세가 기존의 3.3배에 달하는 수준인 점을 짚으며 "이 정도의 차임 등의 차이는 현저히 고액이라고 볼 여지가 많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이 기존에 견줘 현저히 고액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경우, 곧바로 임차인의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할 것이 아니라 감정 등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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