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기대감에"…고공행진 남북경협株 '과열주의보'

기사등록 2026/08/23 07:00:00 최종수정 2026/08/23 07:10:24

좋은사람들, 상승률 1위…투자경고종목 지정

[판문점=AP/뉴시스] 2019년 6월30일 판문점 비무장지대(DMZ)에서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려는 모습. 2019.06.30.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북미정상회담 추진 기대감에 남북경협 관련주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상회담 성사 여부조차 확정되지 않았지만 과거 대북사업 이력 등을 이유로 테마주에 묶인 종목들에 투기성 자금이 몰리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북경협 테마주에 묶인 좋은사람들 주가는 지난주 330원에서 595원으로 80% 상승하며 코스피·코스닥 상장종목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인디에프 역시 같은 기간 1845원에서 3270원으로 77% 상승하며 상승률 2위를 차지했다. 아난티(39%), 코데즈컴바인(29%), 제이에스티나(13%) 등도 동반 급등세였다.

변동성도 상당했다. 인디에프의 경우 지난 18일과 19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후 20일에는 11%대 급락했다. 21일에는 다시 18% 급등세를 나타냈다.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대화 요구에 반응을 보였다고 밝히며 확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왜 김정은이 대화 요구에 반응하지 않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가 반응하지 않았다는 것을 당신이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했다. 기자가 곧바로 "그가 반응했냐"고 묻자 잠시 뜸을 들인 뒤 "그렇다"고 답했다.
[워싱턴=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대화 요청에 응답했다고 주장한 후 소셜미디어(SNS) 김 위원장이 전화기를 잡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트럼프 트루스소셜 캡처). 2026.08.18.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북한 간부들에 둘러싸여 전화기를 들고 있는 김 위원장의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사진에는 "이봐 도널드, 우리 사이 괜찮지?"라는 영어 자막이 붙었는데, 김 위원장이 친근하게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는 듯한 장면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되지 않은데다 대부분의 종목이 단순히 과거 개성공단 입주나 대북사업 경험 등을 이유로 테마주에 묶인 만큼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에도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이 부각될 때마다 관련주가 단기간 급등했지만, 정상회담 결렬이나 남북관계 악화 등이 발생하면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반복됐다.

한국거래소도 급격한 주가 상승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거래소는 지난 20일 좋은사람들을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으며, 21일에는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주가가 추가로 급등할 경우 매매거래정지 및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인디에프는 지난 20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적출돼 지난 21일 하루 동안 공매도 거래가 제한됐다.

이번 테마주 급등이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소형주는 적은 자금에도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어 특정 세력의 시세조종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상장폐지 요건 강화도 변수다. 금융당국은 부실기업 퇴출을 앞당기기 위해 시가총액 등 상장유지 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시총 상폐 기준이 코스피는 기존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코스닥은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됨에 따라 거래소는 지난 12일 주가·시총 기준에 미달한 기업 36곳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한 상태다. 좋은사람들 역시 주가 1000원 미만 요건에 해당해 관리종목 지정 대상에 포함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테마주들의 경우 세력의 시세조종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경협 테마의 경우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이 반영될 때마다 치솟고 기대감이 꺼지면 급락하는 사례가 반복됐던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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