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추는 옛말"…美 구직 사이트가 데이팅 앱 된 사연

기사등록 2026/08/23 09:02:00 최종수정 2026/08/23 09:16:25
[뉴욕=AP/뉴시스] 사진은 뉴욕의 한 여성이 인기 데이팅 앱 '틴더'를 켜고 있는 모습.2024.07.26.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미국에서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드인이 연애를 금지하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데이트 사이트로 변모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선명한 프로필 사진과 개인의 인생 여정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이 전문 플랫폼이 싱글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온라인 데이팅 앱의 복불복식 만남에 지친 이들이 늘면서 링크드인에서 사랑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력서 템플릿 플랫폼 제티(Zety)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4명 중 1명꼴로 링크드인을 데이트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용납될 수 있다고 답했다. 22%는 실제로 연애를 목적으로 누군가에게 연락하거나 답장을 보낸 적이 있다고 밝혔다.

데이트 앱에 대한 피로감이 깊어지면서 많은 이들이 스와이핑을 넘어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 싱글들은 스피드 데이팅을 시도하거나 공통 관심사로 소통하는가 하면, 스프레드시트로 데이트 알고리즘을 공략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연애 목적으로 상대방에게 사적인 메세지를 보내는 행위는 링크드인 자체 규정상 허용되지 않는다. 링크드인 대변인은 "링크드인은 사람들이 원치 않는 연애 시도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프로필을 몰래 보기는 쉽지 않다. 사이트가 방문자에게 알림을 보내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 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페이지를 확인하기 위해 임시 계정을 만드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한국에서도 이 같은 흐름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국내 누리꾼들은 소셜 미디어(SNS)에서 "수백만 원 내고 결혼정보회사 가입해도 매칭이 잘 안된다", "컨베이어벨트처럼 돌아가는 로테이션 소개팅은 이제 피곤하다", "나이 들수록 지인한테 소개해달라고 하기 어렵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국내 대표 구인·구직 사이트인 잡코리아나 사람인이 당장 링크드인처럼 구애 창구로 쓰이기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링크드인은 공개된 개인 프로필을 바탕으로 이용자 간 1대1 메시지(DM)와 실시간 네트워킹이 핵심인 'SNS형 채용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플랫폼은 기업과 구직자 간의 일대다 매칭에만 집중돼 있다. 이용자 간에 연락을 할 수 있는 소통 창구가 마땅치 않은 데다, 이력서 역시 기업 제출용으로 비공개 설정해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다.

커리어와 이력이 투명하게 공개되면서도 자연스럽게 사적 소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커리어 기반 네트워킹 환경'에 대한 갈증은 국내 데이팅 시장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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