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말라가전서 데뷔전 데뷔골
감독·구단 전설 모두 이강인 칭찬해
스페인 매체도 "개성을 가졌다" 극찬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핵심' 이강인(25·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3년 만에 돌아간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를 단 한 경기 만에 매료시켰다.
이강인은 지난 20일(한국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아틀레티코와 말라가의 2026~2027시즌 스페인 라리가 1라운드 홈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했다.
아틀레티코는 후반 25분에 나온 이강인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40분에 터진 알렉스 바에나의 프리킥 추가 득점을 더해 2-0 완승을 거뒀다.
3년 만에 라리가로 돌아온 이강인이 존재감을 과시하는 데는 단 13분이면 충분했다.
이강인은 스페인 발렌시아 유스에서 성장했다.
이후 발렌시아, 마요르카를 통해 1군 무대를 경험했다.
실력과 잠재력 등을 인정받아 지난 2023년에는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파리 생제르맹(PSG) 유니폼을 입었다.
붙박이 핵심까진 아니었으나, 주전 로테이션 자원으로 활약했다.
이강인은 세 시즌 동안 리그1 우승 3회, 프랑스컵 및 프랑스 슈퍼컵 우승 2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2회 등을 경험했다.
구단 역사상 첫 트리플 크라운(리그·자국 컵대회·UCL 동시 우승)에도 큰 힘을 보탰다.
PSG와의 계약 기간은 남아 있었지만, 공격 자원 보강을 꾀하던 아틀레티코의 러브콜을 받았다.
아틀레티코는 이강인이 프랑스로 넘어가기 전부터 관심을 보였던 구단이다.
아틀레티코는 '핵심 공격수'였던 앙투안 그리즈만(35·프랑스)이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올랜도시티로 이적하면서 최전방에 공백이 생겼고, 이강인으로 그 빈자리를 채웠다.
이강인은 그리즈만이 사용했던 등 번호 7번을 이어받았다.
축구에서 '7번'은 일반적으로 팀의 에이스가 사용한다.
이강인은 입단 후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7번의 부담감보다는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겸손한 태도와 달리 이강인은 데뷔전에서 마수걸이 득점을 터트렸다.
병역 특례에 따른 행정 절차로 인해 프리시즌 훈련 합류가 늦은 이강인은 벤치에서 말라가전을 시작했다.
전반전에 득점이 나오지 않자, 디에고 시메오네(아르헨티나) 아틀레티코 감독은 후반 12분 측면 공격수 카를로스 마르틴을 빼고 이강인을 출격시켰다.
투입과 동시에 두 차례 슈팅을 때리면서 예열을 마친 이강인은 후반 25분 불을 뿜었다.
다비드 한츠코의 롱패스를 상대 페널티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받은 후, 개인기와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를 벗겨냈다. 그리고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상대 골망 왼쪽 상단을 갈랐다.
선제 결승골뿐 아니라 공수 다방면에서 맹활약을 펼쳐,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까지 선정됐다.
시메오네 감독은 데뷔전부터 맹활약한 이강인에 대해 "우리에게 꼭 필요한 득점이었다"며 "이강인은 경기에서 요구하는 걸 수행할 수 있는 선수이며, 팀에 헌신적인 자원"이라고 극찬했다.
스페인 매체 '아스', '문도 데포르티보' 등 주요 매체들은 이강인의 활약을 주목하는 건 물론, 아틀레티코의 차세대 에이스가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마르카'는 축구장 안팎에서 도움이 될 선수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매체는 "(이적 초반) 이강인은 축구 실력보단 마케팅을 위한 영입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그라운드에 나서자마자 자신의 능력에 대한 모든 의구심을 지우려는 듯했다"며 "아틀레티코의 새로운 7번은 뛰어난 개성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말라가의) 페널티박스 지역 가장자리에서 공을 컨트롤한 후, 안쪽으로 파고든 그는 강력한 슈팅으로 골문 구석 상단에 꽂아 넣었다. 선방 중이던 말라가 골키퍼를 뚫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며 "이강인은 훌륭한 축구 실력뿐 아니라 유니폼 판매(량 증가)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아틀레티코가 이강인을 영입한 이후, 이강인의 이름으로 마킹이 된 유니폼 판매량이 급증한 거로 전해졌다.
'마르카'는 한국 시장을 공략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실력을 앞세운 이강인이라는 새로운 스타가 등장했다고 시사했다.
아틀레티코는 경기 후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이강인의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업로드했는데, 그리즈만이 직접 'Que chiiiiiiiiirlo!'라는 댓글을 달았다.
'케 치를로'(Que chirlo)는 스페인어권에서 "정말 멋지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아틀레티코는 오는 24일 오전 0시 비야레알을 홈으로 초대해 2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이강인이 또 한 번의 공격 포인트로 팀에 승점 3을 안길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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