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포인트, 2026~2032년 누적 1조달러…매출 연평균 12% 성장
스마트안경 2032년 440억달러…링·AI 펜던트도 고성장
삼성·메타·구글은 AI 안경…애플은 워치·에어팟 건강 강화
20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소비자 웨어러블 시장은 2026년부터 2032년까지 누적 매출 1조달러(약 1394조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같은 기간 출하량은 연평균 6% 증가하는 데 비해 매출은 1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단순히 더 많이 팔리는 것을 넘어 건강 센서와 AI를 갖춘 고가 제품으로 시장 중심이 이동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워치·이어폰 시장이 5580억달러…안경·반지는 더 빠르게 큰다
당분간 시장의 중심은 스마트워치와 무선이어폰(TWS)이다. 카운터포인트는 두 제품이 2026~2032년 합쳐 5580억달러의 누적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이용자 기반과 교체 수요에 더해 건강 측정, 통신,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계속 고도화되기 때문이다.
스마트워치는 프리미엄 하드웨어와 셀룰러 연결, 고도화된 건강 센서, 온디바이스 AI를 바탕으로 평균판매가격(ASP)이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무선이어폰은 기능 상향평준화와 가격 경쟁 탓에 매출 성장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스마트안경은 카메라·마이크·스피커·디스플레이와 AI를 결합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길 안내, 번역, 메시지 확인, 주변 사물 인식 등을 처리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스마트안경 안에서도 시장은 나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가 없는 AI 안경은 익숙한 디자인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앞세워 판매량을 키우고, 정보를 눈앞에 겹쳐 보여주는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 안경은 업무·길 안내·교육·엔터테인먼트 등에서 더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마트안경에 이어 AI 펜던트와 스마트링 등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제품군으로 꼽혔다.
◆AI·헬스 붙인 웨어러블…빅테크, 기기 넘어 '생태계 전쟁'
실제 업체들의 움직임도 이같은 전망과 맞물린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에 이어 2024년 갤럭시 링을 내놓으며 건강 센서를 손가락으로 확장한 바 있다.
또 지난달에는 갤럭시 언팩에서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를 공개했다. 젠틀몬스터·워비파커와 협업한 안경 형태의 기기로, 삼성과 구글이 함께 개발한 제품에 안드로이드 XR과 제미나이를 결합했다. 카메라로 이용자가 보는 주변 상황을 AI가 이해하고 길 안내·번역·메시지 요약 등 각종 기능을 손을 쓰지 않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메타는 AI 안경을 이미 본격적인 소비자 제품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 6월 에실로룩소티카와 함께 299달러부터 시작하는 '메타 글래스'를 선보였다. 사진·영상 촬영과 통화뿐 아니라 메타 AI가 이용자가 보고 있는 장면을 이해해 정보를 제공한다.
구글 역시 삼성·퀄컴과 구축한 안드로이드 XR을 토대로 올가을부터 지능형 안경을 본격 상용화할 계획이다. 안경을 스마트폰을 보완하는 차세대 AI 인터페이스로 선점하려는 경쟁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스마트링도 틈새기기를 넘어 별도 시장을 형성하는 단계다. 삼성전자에 이어 스마트링 전문업체 오우라도 지난 18일 최신 제품 '오우라 링 5'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오우라는 45개국 이상에서 누적 550만개 이상의 제품을 판매해온 업체다.
스마트워치보다 작고 화면이 없는 대신 수면·심박·활동 등 생체정보를 장시간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제품군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경쟁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삼성도 지난달 공개한 갤럭시 워치9과 워치 울트라2에서 수면·심혈관·운동·회복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화된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데 무게를 뒀다.
웨어러블 기기가 이용자가 자각하기 전 몸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감지하고 관리하는 '예방적 건강관리'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카운터포인트 또한 이같은 방향이 웨어러블 시장의 핵심 성장축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웨어러블 기기는 몸에 밀착돼 장시간 착용되는 만큼 스마트폰과 다른 기술적 제약도 크다. 센서를 계속 작동시키면서 발열과 배터리 소모를 억제해야 한다. 카운터포인트는 향후 웨어러블 반도체 경쟁에서 단순 연산성능보다 전력효율과 열 관리가 업체 간 격차를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1조 달러 시장의 승부처는 기기를 하나 더 내놓는 데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손목·귀·눈·손가락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이를 AI와 건강 서비스로 전환하느냐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도 향후 경쟁력이 개별 제품 사양보다 소프트웨어 호환성, 데이터 관리, 개발자 생태계와 파트너십 등 '생태계 지배력'으로 이동할 것으로 봤다. 웨어러블 경쟁이 이용자의 일상과 몸에 가장 가까이 붙는 AI·건강 생태계를 누가 선점하느냐의 싸움으로 옮겨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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