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금융당국과 주요 금융기관의 지방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지방 이전 대상 기업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들의 현실적인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자녀 양육과 직장 문제까지 얽혀 있어 가족 전체가 지방으로 이주할지, 주말부부를 택할지를 두고 벌써부터 걱정하는 분위기다.
지난 19일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남편이 지방 이전 대상 기업에 다니고 있어 가족의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남편이 지방 이전이 거론되는 대상 기업 중 하나"라며 "예상 지역은 나주라 통근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A씨는 "36개월 된 딸이 있고 시댁과 친정은 모두 서울"이라며 "나도 서울에서 맞벌이 중"이라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남편 정년이 16년 정도 남았는데 잠깐 몇 년 지방 파견도 아니고 아예 지방 이전이면 기약 없는 기러기 생활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기러기를 하는 게 맞나 싶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니면 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다 이사 가는 게 맞나"라며 "남편 직종상 이직도 쉽지 않고 나도 정년이 보장된 직장이라 그만두기는 너무 아깝다"고 했다.
댓글에서도 지방 이전을 앞둔 맞벌이 부부들의 고민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우리 남편은 나주도 아니고 더 외딴곳이 후보지로 언급된다"며 "나도 매일 고민한다"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연봉 높은 사기업을 그만두는 것도 너무 아깝다"고 공감했다.
반면 "주말부부를 해야지 뭐"라며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 누리꾼은 나주 혁신도시의 주말 분위기와 자녀 교육 등을 언급하며 "서울 살다 내려가면 적응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누리꾼은 "애 초6 때까지 주말부부를 하고 그때 농어촌 특례나 지역의사제도 등을 보고 고민해보라"며 "서울에서 일하다가 연고지 없는 지방에 내려가서 집에만 있으면 남편에게 너무 기대게 되고 우울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방 이전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기관의 소재지를 옮기는 문제를 넘어 직원들의 주거와 자녀 교육, 배우자의 직장 문제 등 가족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25일 중앙부처와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한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가에서는 현재 정부서울청사에 입주한 금융위원회와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을 비롯해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은 이미 금융감독원의 지방 이전 가능성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감원 노조는 지난 17일 성명서를 내고 "최근 언론을 통해 정부에서 8월 말께 발표할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에 금융감독원이 포함돼 있다는 기사가 보도된 바 있다"며 금융감독원을 포함한 획일적인 지방 이전 구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금융감독 업무 특성상 금융중심지와 감독기관이 분리될 경우 업무 효율성과 금융소비자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재 금융민원의 81.4%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며 "금융감독기관이 수도권을 떠나는 것은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민원처리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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